벤처캐피탈 등 투자사 줄줄이 IPO…"밸류에이션 과하다" 논란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8.04.16 16:29

유동성 등에 업고 벤처캐피탈·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 IPO 추진…PER 100배 넘는 기업도 있어

"직원 10명도 안 되는 여신회사가 시총 3000억원이면 적절한 평가라 할 수 있을까요?"

정부의 중소·벤처기업 육성 정책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을 등에 업고 투자회사의 공모시장 진입이 봇물 터지듯 이뤄지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 투자사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IPO(기업공개) 시장에 잇따라 등장하는 벤처캐피탈(VC)의 밸류에이션 논란이 한창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B네트워크를 비롯한 주요 VC와 아주IB투자 등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사)가 IPO를 추진 중이다.

신기사는 VC와 달리 신기술사업에 대한 투자 및 융자, 투자조합 설립과 관리, 운용 등을 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여신전문금융업자를 말한다. 금융감독원 감독을 받는 제도권 금융기관이다. 증시에서 신기사 상장이 잇따라 추진되는 건 이례적이다.

2010년 이후 뜸했던 투자회사의 IPO가 최근 잇따라 나타나는 이유는 시장 환경과 관련 있다.

현 정부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소 및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확대 차원에서 대규모 자금이 풀리고 있어 유동성이 커졌다. 투자회사는 지금이 관련 펀드를 조성할 적기인 셈이다. 투자회사는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자기자본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또 수년간 바이오와 게임 등 업종을 필두로 대박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투자회사가 엑시트(투자금회수)를 통한 수익 실현에 나서는 등 VC, 신기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증시에서 투자사 주가가 급등하면서 높은 몸값을 받기 좋은 상황이라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기술투자SBI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실적 기준 현재 주가가 PER(주가수익비율) 각각 약 105배, 약 87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3월 상장한 린드먼아시아는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성공했고, 상장 직후에도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최근 시장 상황이 투자회사에 대한 과도한 장밋빛 전망으로 이어져 투자자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PO를 추진하는 투자회사가 증시에 상장된 다른 투자회사의 높은 밸류에이션을 활용해 기업가치를 산정할 경우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증시에서 VC 등 투자회사의 주가는 그동안 비교적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SBI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주가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9월 500원대이던 주가는 올해 초 2400원을 넘어섰다 최근 1300원대로 하락했다. 가장 최근 상장한 VC인 린드먼아시아 역시 상장 초기 1만8000원까지 치솟은 주가가 약 한 달 만에 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투자회사 IPO가 활발한 현재 시점에서 적절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PER 80~100배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시장 분위기는 다소 진정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투자업계에 대한 시장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도 장담할 수 없다.

한 투자회사 관계자는 "벤처캐피탈의 경우 10명 미만의 운용인력이 모여 벤처 및 중소기업 투자를 진행하는 곳이 수두룩하다"며 "IPO를 추진하는 각 벤처캐피탈의 경쟁력에 대한 꼼꼼한 평가 없이 묻지마 투자를 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공모 참여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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