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가입하면 비싸요" 3월 실손보험 '끼워팔기' 대란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18.04.17 04:53

이달부터 실손보험 단독형만 판매 의무화, 대형사 3월 판매 실적 전달 대비 2~3배 증가…불완전판매 우려도

 “앞으로 실손보험은 따로 가입해야 하는데 그러면 다른 보장은 개별 가입해야 해 보험료가 비싸져요.”

 이달부터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을 단독으로만 팔 수 있게 되면서 지난달 보험사의 절판 마케팅이 극성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료가 곧 인상될 수 있다며 서둘러 보험을 판매한 만큼 불완전판매 우려도 제기된다.



 17일 보험업계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4개 대형 손해보험사의 지난달 ‘패키지형 실손보험’ 신계약 건수는 18만6359건으로 전월(9만4676건)보다 2배가량 급증했다. 일부 손보사는 지난 3월 패키지형 실손보험의 판매건수가 전달 대비 3배 이상 많았다.

 생명보험사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빅3’ 생보사의 지난달 패키지형 실손보험 신계약 건수는 4만5958건으로 전달(2만1272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생보사 역시 일부 보험사는 3월 판매건수가 전달에 비해 3배 이상 많았다.

 실손보험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인 손해율이 높아 보험사가 팔수록 손해를 보는 대표 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손해율은 120%대로 100원을 보험료로 받아 12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에서 손해가 나다 보니 그간 실손보험을 종신보험이나 암보험 등 주계약에 붙여 이른바 패키지형으로 판매하며 손해율을 만회했다.


 실손보험을 단독형으로 가입하면 보험료가 월 1만~3만원 수준으로 저렴하지만 주계약에 붙은 특약형으로 가입하면 다른 보장이 덧붙여져 총보험료가 많게는 월 수십만 원에 달한다. 설계사 입장에선 월보험료가 비싼 상품을 팔아야 수수료가 많아지고 보험사는 실손보험에서 난 적자를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양호한 다른 상품으로 메울 수 있어 특약형을 선호했다. 이 결과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 중 97%가량이 패키지형으로 가입했다.

 금융당국은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4월 실손보험을 단독형으로만 판매하도록 감독규정을 개정했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 시행했다.

 또 지난해부터 기본형과 3가지 특약을 분리해 보험료를 낮춘 신실손보험을 출시토록 했다. 보험업계는 신실손보험이 나온 후 판매 자체에 미온적이었으나 단독형 판매 의무화를 앞두고 지난달 패키지형 실손보험을 대거 팔았다.

 설계사들은 실손보험이 단독형으로 판매되면 패키지로 가입한 보장들을 개별 상품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가 인상될 수 있고 실손보험도 다른 상품으로 손해를 만회할 수 없어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며 가입을 유도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도 지난달 패키지형 실손보험을 많이 팔았다”며 “일부 가입자 중에는 본인이 특약형에 가입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는 등 불완전판매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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