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文 카페지기가 '유령 출판사' 아지트 삼아 정부비판 댓글 공작

뉴스1 제공  | 2018.04.14 17:20

피의자 모두 같은 출판사 직원…김씨가 대표
펴낸책 한권도 없어…2월부터 폐쇄된 상태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14일 오후 인터넷 포털에서 문재인정부 비방 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당원 3명이 근무했던 경기도 파주의 한 출판사무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18.4.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인터넷포털에서 문재인정부 비방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김모씨(48) 등 3명은 경기도 파주에 있는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에서 댓글 조작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출판사라는 명패는 있지만 사실상 댓글 조작 테스트를 한 '아지트'일 가능성이 크다.

◇8년 간 펴낸 책이 하나도 없는 유령 출판사

14일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 507-7에 위치한 '느릅나무 출판사'의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이 출판사는 지난 2월 폐업 신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폐업 전 임대료 등 운영경비의 출처가 어디인지에 대해서도 경찰은 추가 조사를 하고 있다. 이 점이 입증되면 정치권 배후설의 실체도 밝혀질 수 있을 전망이다.

피의자들이 댓글 공작을 진행했던 느릅나무 출판사는 사실상 '유령 출판사'다. 2010년쯤 빌딩에 입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출판된 책은 한권도 없다. 파주 출판도시에 경제·경영 관련 출판사로 소문만 파다하다고 한다. 파주가 서울 도심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피의자들이 아지트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2018.4.14/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1969년생 김씨, 대선 전부터 親文 파워 블로거

김씨는 친 노무현, 친 문재인 성향의 정치 논객으로 온라인에서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온라인에서는 본명을 드러내지 않고 '드루킹'은 필명을 사용했다. 2005년부터 운영한 그의 블로그는 누적 방문자는 900만명을 훌쩍 넘긴다. 김씨는 느릅나무 출판사의 대표로 등록돼 있었다.


네이버 인문·경제 부문에서 2009년, 2010년 2년 연속 파워 블로거였다. 이 사이트의 누적방문자 수는 980만여 명에 달한다. 그는 2012년 대선 때는 안철수 후보가 이명박(MB) 전 대통령과 깊이 연관돼 있다는 '안철수 MB 아바타'설을 주장했다.

피의자 3명이 만났다는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도 포털에서 꽤 알려진 카페다. 특히 경공모는 네이버 카페에 회원신청을 하면 선별적으로 승인해 주는 폐쇄적인 모임이다. 회원은 약 2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여당 봐주기 의혹을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25일 피의자의 구속영장이 발부됐고, 같은달 30일엔 검찰에 송치됐다. 그런데 이들이 당원 회비를 내는 민주당 권리당원이란 게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까지 약 20일이 걸린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비슷한 사건으로 학습효과가 있는 만큼 철저히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수사가 아직은 초기단계라는 점을 감안해 달라. 관련 의혹과 배후 등도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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