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 중앙-지붕없는 박물관' 강화, 글로 담고 풀로 읽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 2018.04.15 08:16

[따끈따끈새책]2018 관광도시 선정…‘강화도 지오그래피’, ‘강화도의 나무와 풀’ 출간



“강화로 찾아든 학자, 문인들이 하일리의 노을을 바라보면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황하의 긴 잠류였으며 일몰에서 일출을 읽는 내일에 대한 확신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신영복, 하일리의 저녁노을/철산리의 강과 바다)

“행랑 창문 밖으로 너른 개간지와 서해가 보였다. 그 풍경 한가운데로 저녁해가 떨어지면 숨 막히는 일몰의 장관이 펼쳐졌는데 나에게 고향이란 더도 덜도 아닌 그것이었다.”(구효서, 평생 써도 못 다 쓸 고향)

백두산으로도, 한라산까지도 거리가 같은 국토 정중앙의 섬 강화도에 대한 두 문인의 단상이다.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도, 한반도 역사의 축소판으로도 불리는 강화도의 모든 것을 담은 두권의 책이 출간됐다. 강화도의 자연경관과 역사.문학적 가치 정신을 담은 ‘강화도 지오그래피’와 강화도의 나무와 풀을 탐사한 기록인 ‘강화도의 나무와 풀’(이상 작가정신 펴냄)이 바로 그 책들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강화도는 ‘문신처럼 역사를 새기고 화석처럼 문화를 남긴 섬’으로도 불린다.

자연스레 헌사가 잇따른다. 시인 함민복, 소설가 성석제, 구효서, 고 신영복 등은 유려하고 섬세한 문장으로 17편의 강화도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들은 모두 강화에서 나고 자랐거나 강화를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참성단과 현존 최고의 사찰인 전등사,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온 조선시대의 진보와 돈대 등 책에 담긴 생생한 역사의 현장도 빼놓을 수 없다.


강화를 빛내고 조명하는데 문인들만 힘을 보태지 않았다. 식물 사진가인 박찬숙과 강복희씨는 2009년부터 강화나들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강화의 나무와 풀을 관찰하고 촬영해 ‘강화도의 나무와 풀’로 묶어냈다. 두 저자는 강화 본섬과 교동도, 석모도, 아차도, 주문도, 볼음도 등 6개 섬의 식물을 탐사했고 각각의 섬에서 산과 냇가, 저수지 등에서 여러 풀과 식물들을 담아냈다.

각각 방송사 직원과 교사로 활동했다 퇴직한 박찬숙, 강복희 사진가는 숱한 발걸음을 통해 나무와 풀에 따스한 시선을 보냈고 소중한 보고서로 묶어냈다. 이들은 2012년부터 2016년부터 해마다 ‘강화의 산 들꽃’ 전시를 통해 강화도의 나무와 풀의 보전과 가치를 알리기 위해 뛰어왔다.

함민복 시인은 시 ‘강화나들길’을 통해 이렇게 썼다. ‘산과 바다와 들판과 하늘이 만들어 준/ 역사와 문화가 깃든/ 길을 걸으면/살아온 길과/ 살아갈 길도 함께 걷는/ 품은 여리나 정신은 억센/ 새 길 열려/ 우리들/ 여기 모였다.’

◇강화도 지오그래피=함민복 외 16인 지음/작가정신 펴냄/352쪽/1만8000원
◇강화도의 나무와 풀=박찬숙·강복희 지음/작가정신 펴냄/504쪽/ 4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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