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이 변했다. 한때 욕설·음주로 얼룩져 '아저씨 공간'으로 치부되던 곳에서 연인·가족이 함께 찾는 '대중 오락공간'으로 바뀐 것. 마니아로부터 무시당했던 야알못도 이젠 당당히 자리한다. 이를 방증하듯 지난해 관중수가 840만명을 넘으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경기 외적으로 즐길거리가 풍성해진 데다 과거와 다른 응원 문화·관람 목적 등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더불어 금연구역 확대, 스타 플레이어 육성 등이 팬층 확대로 이어졌다는 의견도 있다.
11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프로야구 관중은 출범 첫해인 1982년 143만8768명(6개 구단)에서 2017년 840만688명(10개 구단)으로 증가했다. 35년새 관중이 6배가량 늘어난 것. 특히 여성·가족 단위 관람객이 급증, 연 1000만 관중을 바라보고 있다.
KBO는 '야알못'도 즐길 수 있게 된 요인으로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응원 △승패→야구 즐기는 분위기 △욕설 등 비매너 응원 감소 △금연구역 확대 △주류 및 캔·병·1리터 초과 페트음료 반입 제한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 플레이어 육성 등을 꼽았다.
KBO 관계자는 "야구 관람 문화가 정착기에 이르렀다. 남성 등 마니아 중심에서 가족이나 여성이 찾을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며 "야구를 잘 몰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팀 승패보다 야구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앉아서 분석하는 관람에서 같이 응원하며 즐기는 것으로 관람으로 바뀌고, 흡연 등 비매너 행위가 사라지는 등 환경 개선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먹거리 등 다양한 즐길거리와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팬심도 빠질 수 없다"고 말했다.
경기장을 찾는 팬도 이 같은 변화를 느낀다. 두산베어스 팬인 이모씨(35·서울 마포구)는 "선발출전 선수·응원가 등을 모른다고 타박하거나 '내편 아니면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줄어든 것 같다"며 "좋은 플레이를 서로 응원해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연인과 함께 처음 야구장에 온 야알못도 곳곳에서 눈에 띈다"며 "야구장은 야구를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고,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는 작은 축제의 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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