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야구장에서 맛보는 음식을 경기 관람의 가장 큰 '별미'로 꼽는 이들이 적잖다. 전국 각 구장이 경쟁적으로 맛난 먹거리를 유치하는 이유다.
━
구장서 맛보는 지역 별미… "수원서는 만두, 대구서는 떡볶이"구장 주변엔 맛집이 많다. 야구 팬들이 경기 전 후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나서기 때문이다.
광주 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찾는 이들은 근처 양동시장에서 통닭을 포장하고, 부산 사직구장을 찾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구장 건너편에서 닭강정을 사거나, 사직동 맛집 '주문진 막국수'나 '금강만두'(주메뉴 육개장·충무김밥 등)에서 배를 채운 뒤 구장을 찾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단들도 경쟁적으로 지역 유명 맛집을 구장내에 들여놓는다. 수원 케이티 위즈(kt wiz) 파크나, 삼성 라이온즈 파크가 그 예다. 케이티위즈파크는 수원의 명물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를 들여놨다. 진미통닭에선 가마솥에 갓 튀긴 통닭을, 보영만두에선 통통한 군만두와 쫄면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야구팬心 노렸다… 마스코트 빵·선수 이름 음료
각 구단들은 야구 팬들을 노린 먹거리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SK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가 대표적이다.
선수 이름을 딴 음료도 있다. 구장 내 '1리터 카페'에서는 내야수 박민우의 이름을 딴 '민우에게 바나나' 음료를 만나볼 수 있다. 박민우 선수가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는 점에서 모티브를 딴 음료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 투수 이재학의 이름을 딴 '이재학 주스'도 인기였다. 선수의 얼굴이 자주 빨갛게 달아오는 점에서 착안한 딸기 주스였다.
특별하지 않지만… "계속 생각나네"
딱히 특별하진 않지만 해당 구장의 명물이 된 음식들도 있다. 잠실구장의 △'통빱' 삼겹살 정식 △노점상의 파닭꼬치, 인천 SK행복드림구장경기장의 △바베큐존에서 구워먹는 삼겹살 △네스카페 팥빙수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의 △떡볶이 △문어마요청양 등이 이에 해당한다.
SK행복드림구장에는 다른 구장과 달리 '바베큐존' 좌석이 있다. 4인석 가격이 8만원에 달하지만 예매가 매우 치열하다. 구장은 바베큐존 고객을 위한 조리기구 대여와 고기판매서비스도 제공한다. 조리기구 일체 대여에 1만원, 수입산 삼겹살 500g에 5500원이다.
가장 별미가 많은 구장은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다. 한화팬들은 경기 전 '농심가락'부터 들른다고 입을 모은다. 3루에 위치해있어 멀지만 농심가락의 걸죽하고 새빨간 떡볶이를 먹어줘야 제대로 경기를 본 느낌이라는 것. 구장내 매점 '장충동왕족발바베큐'에서 맛볼 수 있는 '문어마요청양'도 빼놓으면 섭섭하다. 말린 문어에 마요네즈를 뿌린 흔한 메뉴지만, 얹어진 다진 청양고추 때문에 뒷맛에 감칠맛이 돈다.
구단 측 "먹거리 특별 관심… 매년 변화할 것"
구단들은 먹거리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SK와이번스 관계자는 "팬분들이 구단 애플리케이션에 가입한 팬들이 약 5만명인데, 실시간 올라오는 구단 내 매점 평가를 보고 시즌 중에도 메뉴를 추가하거나 바꾼다"고 말했다. 그는 "먹거리 트렌드도 빠른 속도로 바뀌는 만큼 팬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난해 여름 켈리 선수의 별명 '골든 키위'를 따서 만든 '골든 켈리 키위 에이드'의 인기가 엄청났다"면서 "올해는 산체스 선수 빵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와이번스 팬 김모씨(27)는 "내 꿈은 전국 구장을 다 돌아다녀보면서 각지의 음식을 맛 보는 것"이라면서 "이번 시즌부터 해보려고 하는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