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정부 화학 공격에 아수라장 "피해자들 거품 물고 질식 증세"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4.09 13:56

"병원 도착한 피해자들 대부분 목숨 잃어" 의료 장비도 턱없이 부족…"생명 있는 건 모두 노리는 격" 현지 의료진 성토

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거점 지역인 동구타의 병원에서 의료진이 독가스 공격을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어린이들을 의료진이 산소마스크를 씌우고 치료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이 동구타 내 두마 구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해 사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를 두고 거센 공방이 일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리아 내전이 반군 퇴각 합의를 계기로 마무리 수순에 접어든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무기 공격으로 최소 42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시리아 동(東)구타 두마 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피해자들은 산업용 화학 물질인 염소 냄새가 강하게 났다고 전했다.

유엔(UN) 무기사찰단은 그러나 이전에 시리아에서 발생한 화학 공격과 비교했을 때 사망자 수가 더 많고 일부 환자들이 보이는 경련 속도를 고려하면 염소 외에 또 다른 치명적인 화합물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현지 의료진은 화학 공격으로 적어도 42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최소 300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피해자들은 입에 거품을 물거나 동공이 팽창되고 피부가 변색되며 질식하는 등의 증세를 보이고 있다.

공격 지역 인근에 있던 한 기자는 "지하에 있는 한 병원에 갔는데 먼지가 그 지역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며 "병원 안에 있는 사람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돌아다니고 있었다"고 묘사했다. 그는 "여자들은 울고 있었고 모든 사람이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 가족이 담요에 싸인 채 바닥에 누워있었는데 가족들 사이에서 냄새가 진동해 살펴보니 약 40명이 죽어있었다"며 "그 상황과 공포, 파괴 정도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한 의료진은 "더 이상 현장을 묘사할 단어를 찾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용되지 않는 무기가 없다"면서 "구조대원을 포함, 생명이 있는 모든 걸 노리는 격"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의료진은 "이 병원에서 5년 동안 근무했는데 지난 이틀 동안의 일은 본 적도 없었다"면서 의료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태를 지적, "그들(피해자)은 대부분 죽게 될 것"이라고 비관했다. 실제 병원에 도착한 사람 중 상당수는 오래 살지 못했고 일부 구조 요원들도 화학 물질에 노출돼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 공격을 감행한 원인에 대해 가디언은 "남아있는 반군들이 최근 몇 달간 주기적으로 수도인 다마스쿠스에 포격을 가하고 있는데 이들의 항복을 강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실제 반군들의 포격으로 지난 6일 하루 동안 6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정부는 밝혔다.

시리아의 화학 공격으로 프랑스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9개국이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시리아 정부는 "독극물 공격 주장은 반군의 조작"이라며 화학 공격 사실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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