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패닉' 빠진 삼성證…구성훈 대표 "부끄럽고 참담해"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18.04.08 16:59

[삼성證 112조 유령주사태]⑤정상화 앞장서야 할 직원들이 500만주 매도…수습 과정서 200억대 손실 가능성

편집자주 | 배당금 대신 112조원규모의 주식을 배당한 사상 초유의 '유령주식 배당사태'. 착오로 배당된 300억원대의 주식을 시장가로 내다팔아 주가폭락 방아쇠를 당긴 이 회사 직원은 투자자들의 가이드가 돼야 할 애널리스트로 확인됐다. 고객 돈을 다루는 증권사 직원의 도덕적 해이와, 어처구니 없는 배당사고를 걸러내지 못한 거래시스템, 개인투자자의 불신을 사고 있는 공매도제도에 이르기까지 우리 증시의 후진성을 드러낸 이번 사건의 전모와 문제점을 짚어본다.

사상 초유의 배당 사고를 낸 삼성증권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금융회사에 생명줄과 같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입력 실수로 112조원에 달하는 '유령주식'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내부통제 허점을 드러냈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이 자신의 계좌에 들어온 최대 수백억원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워 충격을 줬다.

8일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사과문을 통해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잘못된 일이 벌어졌다"며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투자자 피해를 최대한 구제하고 유령주식 매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준 직원을 엄중 문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대표는 "어떤 사죄의 말보다 진심어린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 "삼성증권 임직원 모두가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비장한 각오로 환골탈태하겠다"고 말해 이번 사태를 회사 존폐가 걸린 사안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증권가에서도 사태를 수습해야 할 직원들이 오히려 투자자와 회사의 등에 비수를 꽂는 일을 서슴지 않았다는데 경악했다. 삼성증권 내부에서도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전형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다.

구 대표도 "조기정상화에 앞장서야 할 직원 중 일부가 오히려 주식을 매도한 것은 삼성증권 대표이기에 앞서 한명의 투자자로서 더욱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라고 고백했다.

삼성증권은 도덕성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뒷수습을 위해 시장에 풀린 유령주식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매도한 가격보다 비싸게 사들여 200억원에 달하는 금전적 손실마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착오로 지급된 우리사주를 매도한 직원을 대상으로 전액 재매수하는 조치를 단행했고 부족한 물량은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빌려(대차) 메웠다. 배당 사고가 난 당일 장 초반 삼성증권 주가는 대량 매물 출회로 3만5000원대로 추락했다가 3만8350원에 마감했다.

삼성증권은 직원들이 매도한 가격보다 주당 3000~4000원 가량 비싸게 재매입했는데, 유령 주식 중 시장에 풀렸던 물량이 500만주였던 걸 감안하면 최대 200억원의 매매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증권이 손실액에 대해 주식을 팔았던 직원을 대상으로 구상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금액이 커 개인을 상대로 모두 회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에 배당금을 입력하는 과정에서 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로 입력하는 사고를 냈다. 이로 인해 유통주식 8930만주의 30배가 넘는 28억주가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에게 입고됐다. 이를 확인한 삼성증권 직원 중 일부는 곧바로 주식을 팔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판 주식은 501만3000주로 전일 종가 기준 2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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