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숙한 초보의 실력 과신, 사고로 이어져= 국민 10명 중 6명이 운전 면허를 소지할 만큼 운전이 일상이 되면서 교통 사고도 잦아지고 있다. 한국은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 10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교통사고 사망률 최상위권이다.
특히 운전 경력이 짧은 '초보 운전자'들의 사고 비율이 높다. 2016년 현대카드 교통기후환경연구소의 '초보 운전자 사고 감소를 위한 정책방안 연구'에 따르면 운전을 시작한 첫 해의 사고 발생율이 39.6%에 달했다. 반면 경력 7년 이상의 운전자들의 사고 비율은 19.7%에 그쳤다.
일례로, 초보운전 사고의 대부분은 '측면 충돌 사고'인데 시야 폭이 좁고 앞만 보고 달리는 경향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울산 시내버스 사고도 가해자가 옆에 버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확인 없이 차선을 변경하다 측면 충돌을 일으켜 발생했다. 운전자 윤모씨(23)는 "옆에 있던 시내버스를 못 봤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초보운전자의 실력 과신도 운전 부주의에 영향을 준다. 박영욱·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연구위원의 '초보운전자 관리제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초보운전자들은 교통사고의 위험을 과소평가하고 자신의 운전실력을 과대평가 하는 경향이 있어 자칫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첫 운전습관이 중요, 교육 강화해야=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운전습관이다. 특히 초보 운전자일 때부터 운전습관을 제대로 들이지 않으면 경력자가 되서도 난폭·얌체 운전을 일삼아 주변 차량을 위협하고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 가장 위험한 습관 중 하나는 운전 중 스마트폰 사용이다. 교통 사고를 일으키는 가장 위험한 행동이지만 이를 인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적다. 윤영일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해 발표한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적발 현황'에 따르면 2016년 적발된 운전자는 7만3천여 명으로 2013년(3만3536명)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전화통화 뿐 아니라 운전 중 스마트폰으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메신저를 이용하는 운전자도 늘고 있다. 이 경우 눈을 감고 차를 운전하는 것과 비슷할 만큼 전방주시 능력이 떨어지고 주의가 분산돼 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에 올바른 운전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물면허'로 지적돼 온 운전면허 취득과정이 2016년 12월부터 대폭 어려워지자 지난해 초보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37%나 감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도로 위엔 미숙한 운전자들이 많다. 전조등을 켜는 법을 몰라 밤마다 '스텔스 차량'(도로 위 보이지 않는 차량)으로 도로를 질주하는 등 기본적인 안전 운전 지식을 모르는 것. 면허 취득이 어렵고 교육이 까다로운 독일이나 일본, 호주 등 교통 선진국은 우리나라보다 교통사고 사망률이 현저히 낮다.
운전부주의와 상습교통법규 위반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국가교통안전연구센터장은 "교통법규 위반은 습관적인 경우가 많아 면허취소 등 벌점, 처벌 제도를 강화해 경각심을 심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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