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디지털 전략 새판 짠다…이커머스 전문가 영입

머니투데이 양성희 기자 | 2018.04.09 04:10

서경배 회장 강조해 온 '혁신' 반영, '디지털전략유닛' 조직 신설…'사드보복' 11년만에 역신장, 새로운 시도 속도

아모레퍼시픽그룹 서경배 회장, 박종만 전무/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포함한 디지털 사업 전략의 새 판을 짠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11년만에 매출·이익 등이 감소하는 역성장 쇼크에 빠지면서 사업 방식 변화를 시도하고 나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사내 조직으로 '디지털전략유닛'을 신설하고 박종만(52) 전 캠프모바일 대표를 유닛장(전무)으로 영입했다. 박 전 대표는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을 밟은 이커머스 전문가다. 옥션 전략총괄부사장, 네이버 비즈니스플랫폼 이커머스본부장, 네이버 자회사 캠프모바일 공동대표 등을 지냈다.

아모레퍼시픽의 디지털 사업 강화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혁신 강조 의지가 반영된 조치다. 서 회장은 신년사와 임원 회의 등에서 "요즘 고객이 변화하는 속도는 아모레의 혁신보다 훨씬 빠르다"며 "우리가 먼저 새로운 유통방식과 혁신 제품으로 고객에게 다가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서 회장은 또 최근 임직원을 만난 자리에서 "가격할인, 샘플증정 등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것은 과거 방식"이라며 "디지털을 활용해야 혁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의 데이터 속에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숨어 있다"며 "이를 제대로 모으고 분석하면 고객이 매장에서 제품을 사는 과정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전무를 수장으로 꾸린 신설 조직은 기존 아모레의 디지털사업 부서와는 별도로 운영된다. 아직 조직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외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업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가파르게 증가하던 매출이 사드 보복 악재로 뒷걸음질 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전략을 모색하는 작업이라는 해석이다. 중국에 집중됐던 사업 비중을 낮추는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매출이 감소할 것이 뻔한데도 면세점에서 다이궁(보따리상)의 설화수 구매 수량을 1인당 5개로 줄이고, 구매제한이 없었던 마몽드도 10개까지만 사도록 제한한 것이 대표적이다.

미주와 아세안은 물론 중동, 호주, 유럽 등 다양한 시장으로 해외사업 저변을 넓히는 작업도 시동을 걸었다. 올초 멜버른에 호주 법인을 설립했고 지난달에는 라네즈가 현지 화장품 편집매장인 '세포라'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이니스프리 등 다른 브랜드도 추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에뛰드하우스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몰에 이어 쿠웨이트 애비뉴몰에 문을 열고 중동 시장 공략에 나섰다. 올 상반기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도 진출한다.

이번에 시동을 거는 온라인 유통 전략 변화는 우선 국내 시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아모레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가두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과 방문판매 등을 중심으로 대부분 매출을 올리는 사업 구조를 바꾸는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보물이 와르르' 서울 한복판서 감탄…400살 건물 뜯어보니[르포]
  2. 2 '공황 탓 뺑소니' 김호중…두달전 "야한 생각으로 공황장애 극복"
  3. 3 김호중 팬클럽 기부금 거절당했다…"곤혹스러워, 50만원 반환"
  4. 4 생활고 호소하던 김호중… 트롯 전향 4년만 '3억대 벤틀리' 뺑소니
  5. 5 "사람 안 바뀐다"…김호중 과거 불법도박·데이트폭력 재조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