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대박내고 떠나는 사람들…스톡옵션의 두 얼굴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김도윤 기자, 김명룡 기자 | 2018.04.06 04:01

[샐러리맨 로또 스톡옵션]③'일회성 보수' 인식 강해…"성과연계성 강화해야"

편집자주 | 코스닥 활황에 힘입어 수백억원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갑부가 잇따라 탄생하고 있다. 안정된 일자리를 버리고 벤처기업 창립초기에 오로지 가능성에 베팅한 이들의 성공 신화를 들여다봤다.


#지난해 3월 상장한 넷마블게임즈는 상장에 앞서 임직원 600여 명에게 네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131만2339주(취소수량 제외)를 부여했다. 특히 1회차(2015년 3월27일)와 3회차(2016년 3월31일)에는 당시 전체 직원인 390명, 602명 모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그러나 1회차(2만5188원)와 3회차(6만6326원)의 행사가격 차이가 2.6배 이상 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됐다.

#2014년 상장한 모바일게임 A사는 당시 출시작이 인기 정점에 올랐을 때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며 큰 화제를 모았지만 불과 4년만에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IPO 과정에서, 또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대규모 차익을 실현한 주요 임직원 대부분은 회사를 떠났다. 창업자인 당시 최대주주 역시 상장한지 2년도 안됐을 때 일찌감치 경영권을 넘겼다.

기업은 우수 인력을 유치하고 주주와 경영진 간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그러나 스톡옵션이 막상 행사된 뒤에는 우수인력이 떠나고 기업가치가 하락하는 역효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가 상승으로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백억원대 차익을 실현한 임직원들의 근로의욕이 떨어져 '업무공백'뿐 아니라 '경영공백'까지 유발한다는 것이다.

스톡옵션 유무로 임직원간 경제적 격차가 발생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는 직원들 또한 적지 않다. 특히 스톡옵션은 급여·상여금 등 다른 보상체계와 동떨어진 별도의 인센티브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해 스톡옵션을 받는 당사자도 일회성 보수로 생각하고 받아들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스톡옵션은 공정가액법을 사용토록 의무화돼 가치변화를 매분기마다 당기손익에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스톡옵션이 회사에 주는 회계상 부담이 크지 않지만 창업 초기 남발할 경우 성장 이후 치러야 할 비용이 커진다.


부여 당시 기업가치 기준으로 부여한 스톡옵션은 회사가 성장할 경우 행사가격과 현재가치 간 괴리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많은 양의 스톡옵션이 행사되면 회사는 어쩔 수 없이 현재가치보다 낮은 가격으로 신주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당연히 일반 주주의 경우 회사에 자본으로 유입되는 돈은 얼마 되지 않으면서 지분율이 희석되는 데 대한 불만이 쌓일 수 있다.

벤처기업이 부여한 스톡옵션은 주로 2~3년의 근무 이후부터 3~5년의 행사기간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2년 근무 이후 스톡옵션을 바로 행사하고 퇴사하는 사례가 종종 나온다. 이 때문에 스톡옵션 행사 전 의무재직 기간을 연장해야 실질적인 우수인력 유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방문옥 한국기업지배구조원 팀장은 "1분기 정기주총 안건을 분석한 결과 스톡옵션 부여시 성과 연계성이 미흡한 사례가 다수였다"면서 "스톡옵션 부여 시 근속기간에 따라 행사 가능수량, 할증률 등을 적용하고 성과목표 달성에 따라 행사 가능 수량을 설정하는 등 성과연계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확정보수처럼 인식되던 스톡옵션이 회사 상황에 따라 '휴지조각'으로 돌변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연예기획사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014년 경영진과 임직원에 41만2100주의 스톡옵션을 나눠줬지만 행사가격(4만6582원)이 현 주가(3만900원·4일 종가)을 웃돌면서 무용지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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