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MSG '두통 유발' 누명 벗었다…미원 날아오를까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18.04.05 04:20

국제두통학회서 두통원인물질 중 MSG 삭제…국내 대한두통학회도 6월중 수정반영 예정

MSG
MSG(L-글루탐산나트륨)가 두통을 유발한다는 오명을 벗게 됐다. 이에 따라 대상 미원을 비롯해 쇠고기 다시다 등 MSG가 포함된 조미료가 재도약할지 관심이 쏠린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제두통학회(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는 지난 2월 발행한 '국제두통질환분류(The 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Headache Disorders, ICHD) 3판'에서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물질 중 하나로 기재됐던 MSG를 삭제했다. 국제두통학회가 MSG와 두통 간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공식 인정한 셈이다.

1981년 설립된 국제두통학회는 두통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회다. 국제두통학회가 내놓는 '국제두통질환분류'는 전 세계에서 두통을 진단하는 기준으로 쓰이고, 학회에서 내놓는 두통 표준진료지침도 모든 나라에서 활용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한두통학회도 국제두통학회의 질환분류를 따른다.

국제두통학회는 그동안 MSG를 알콜, 카페인 등과 함께 두통을 일으키는 물질 중 하나로 등록해왔다. 이를 근거로 대한두통학회는 MSG가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적시했다. MSG가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얻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MSG를 두통유발물질로 분류했던 2013년 '국제두통질환분류 베타판'(위)과 MSG를 제외한 최신 3판(아래)./사진=국제두통학회 사이트 캡처
그러나 이번 국제두통학회의 결정으로 MSG를 둘러싼 유해성 논란이 20여년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대한두통학회도 국제두통학회의 의견을 따라 조만간 MSG가 제외된 '국제두통질환분류 제3판'의 한글 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병건 대한두통학회 회장은 "국제두통학회가 내놓은 수정판을 번역하는 중"이라며 "MSG가 두통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개정판을 6월쯤 국내에 소개하고, 이와 관련한 학회도 7월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MSG의 정식 표기를 부정적 느낌을 주는 '화학적 합성품'에서 '향미증진제'로 변경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식품업계는 MSG가 함유된 조미료 제품들이 점차 소비자 신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상 미원, CJ제일제당의 쇠고기 다시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대상은 MSG에 대한 선입견이 없는 젊은 층을 공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해왔다. 가수 김희철을 모델로 한 '픽미원' 광고, 1인 가구를 공략한 소용량 제품, 표고버섯을 더한 '발효미원' 등이 노력의 산물이다. 덕분에 지난해 미원 소매시장 매출액은 450억원으로 3년만에 소폭 성장세로 돌아섰다. 2~3세대 조미료들이 부진한 가운데 얻은 귀한 성과다.

한 업계 관계자는 "MSG가 소비자 고발프로그램 등으로 지나치게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이번 결정으로 억울한 오해를 벗은 만큼 MSG를 포함한 모든 식품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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