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팀장은 합성고분자분야 연구원 출신이다. 대학 때부터 30여년을 화학실험실에서 살았다. 현재도 KTR에서 국내 중소벤처기업들의 해외진출을 돕는 인증지원업무를 맡고 있다. KTR는 국내 대표 국제공인 시험·인증·기술컨설팅기관이다. 업무범위는 소재·부품, 전기전자·의료·바이오·헬스케어 등 전산업분야에 걸쳐 있다. 연간 4만개 기업을 대상으로 35만건 넘는 시험성적서를 제공한다.
남 팀장은 “직접 페인트도료 등 화학물질이나 신제품의 국내외 인증시험을 해왔지만 내가 만든 기계로 뽑은 커피의 시험성적서를 받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웃었다.
콜드브루추출기 개발은 우연히 이뤄졌다. 2012년 6월 동네에 커피숍을 차린 처남이 당시 유행하던 콜드브루추출기를 제작해달라고 요청하면서다. 추출기와 실험실에 있는 기구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게 처남이 남 팀장을 떠올린 이유였다.
남 팀장은 요청을 받자마자 3단 구성 콜드브루추출기 모형도를 떠올렸다. 화학기구 중 분액깔때기, 화학반응조, 삼각플라스크를 상·중·하로 연결하니 추출기가 됐다. 거기에 밀폐장치를 추가했다. 위생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기존 추출기는 물을 채워놓는 용기 등이 개방돼 공기 중 떠도는 먼지나 세균 등이 쉽게 들어갈 수 있다”며 “무균실처럼 아예 추출기를 밀폐형으로 만들어 위생에 대한 우려를 없앴다”고 말했다.
남 팀장은 시험·인증안전의 다양한 적용사례로 자신이 만든 추출기로 뽑은 ‘콜드브루’를 꼽는다.
그는 “업무상 중소기업이나 지역단체 등을 방문할 때도 직접 내린 콜드브루를 선물하면서 안전성 검증을 마친 커피라고 소개한다”며 “어떤 제품이든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제품은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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