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는 1인 가구의 영원한 걱정거리이자 숙제다. 밥을 잘 챙겨 먹으려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바쁜 일상에 쫓겨 힘을 쏟기 어렵다. 어느덧 이들에게 삼시 세끼는 '때우는 것'이 돼버렸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5~44세 1인 가구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가족 정책 대응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1인 가구의 단점으로 응답자의 24.5%가 '혼자 식사를 챙겨 먹기 어려움'을 꼽았다.
갓 회사에 입사한 김은경씨(28)는 식사를 챙겨 먹기 힘든 이유로 시간을 꼽았다. 김씨는 "요리하는 걸 좋아해 평소 자주 밥을 해먹었는데 취업 후엔 시간적 여유가 없어 편의점 도시락이나 빵으로 간단히 식사를 해결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박세영씨(23)는 식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간편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한다. 박씨는 "반찬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2만2000원으로 여덟 끼를 해결했다"며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식비가 훨씬 절약돼 앞으로 계속 활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밀프렙(meal-prep)이 끼니 걱정의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프렙은 식사(meal)와 준비(preparation)의 합성어로 3~5일치 식사를 미리 준비해뒀다가 식사 때마다 꺼내 먹는 방법을 말한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요리를 만드니 식재료 비용을 아낄 수 있고 규칙적인 식사도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유튜브에서 밀프렙을 검색하면 150만개 이상 관련 영상을 볼 수 있다. 한 주에 하나씩 밀프렙 레시피를 공개하는 유튜브 채널 'Fit Couple Cooks'은 구독자가 46만명을 넘는다.
3년 전부터 밀프렙을 실천 중이라는 한 블로거는 "2015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밀프렙을 알게 된 후 건강을 챙기기 위해 시작했다"며 "한동안 불규칙한 식사로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는데 밀프렙을 하면서 몸이 가벼워지는 걸 느껴 지금도 한 달에 2주 정도는 밀프렙으로 끼니를 해결한다"고 설명했다.
밀프렙은 일주일 동안 먹는 식사기 때문에 영양소를 고루 갖춰 식단을 짜야 한다. 탄수화물은 △쌀 △고구마 △단호박 △감자, 단백질은 △소고기 △닭가슴살 △두부 등으로 채울 수 있다. 지방은 아보카도, 견과류와 같이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재료를 추천한다.
다만 삶은 달걀, 우유, 해산물 등 쉽게 상하는 재료들은 피해야 한다. 브로콜리처럼 보관 기간이 길지 않은 채소는 조리 후 냉동실에 보관하고 식사 전 상온에서 해동해 먹는다.
조리 후엔 충분히 식혀 용기에 나눠 담은 뒤 보관해야 한다. 식히지 않은 채 냉장고에 넣으면 물기가 생겨 쉽게 상한다. 보통 2~3일 내에 먹을 음식은 냉장 보관, 그 이상은 냉동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밀프렙 용기는 냉동실과 전자레인지 사용이 가능한 것을 선택해야 편리하다.
<2편> 혼자 사는 기자가 직접 도전했다! 5일간의 밀프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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