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맥주순례 떠나볼까' 상권지형 바꾸는 수제맥주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18.04.12 05:02

[韓 수제맥주에 취하다]②경리단길·연남동·익선동등 핫플레이스 가득채운 수제맥주펍

편집자주 | 2012년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고 썼다. 진짜 우리 맥주는 맛이 없는걸까. 주세법 개정으로 규제가 완화돼 수제맥주가 날개를 달면서 이런 '편견'을 뒤집을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급성장하는 수제맥주시장을 분석해본다.

수제맥주 애호가가 증가하면서 각양각색의 수제맥주펍(pub)도 늘고 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수제맥주 골목’부터 익선동 ‘한옥맥주펍’까지 다양한 맛과 콘셉트의 수제맥주펍들 덕분에 ‘펍크롤링’(Pub Crawling·다양한 맥주펍을 다니며 맥주 맛보기)을 즐기는 순례자들까지 생겨났다. 상권의 지형까지 바꿔놓는 수제맥주펍은 최근 전통시장이나 공업단지 등에도 둥지를 틀면서 지역상권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수제맥주 애호가의 성지 '경리단길'=서울 용산구의 이태원 경리단길은 수제맥주 애호가들의 '성지'다. 골목 초입에 몰려있는 수제맥주펍들로 '맥주골목'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기자인 다니엘 튜더가 만든 '더부스', 경리단길에서 시작해 제주도까지 확장한 '맥파이', 피자 안주로 유명한 '매드테이블' 등 맥주 애호가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색 펍이 가득하다.

경리단길의 한 수제맥주펍/사진=고석용 기자
최근 기자가 찾은 경리단길에는 가게 앞마다 테이블을 펴놓고 '길맥'(길거리 맥주)을 즐기는 인파들로 가득했다. 다양한 손님층은 이곳의 매력이다. 외국인 손님도, 중년 부부도 만날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손님 이 모 씨는 "다양한 맛의 수제맥주는 물론 시끄러운 노랫소리가 가득한 시내 호프집보다 조용하면서도 활기찬 이곳 특유의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경리단길은 다양한 종류의 수제맥주펍들 덕에 '맥주순례'의 장소가 되기도 한다. 포털 검색창에 '경리단길 수제맥주 순례'를 입력하면 블로그 게시물만 1만여 개가 검색된다. 지난해 여름에는 CJ제일제당과 함께 '왕맥(왕교자+맥주)위크'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명실상부한 맥주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연남동·익선동의 랜드마크로 우뚝=서울 마포구의 연남동과 종로구 익선동은 젊은이들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다. 이곳에도 지역 특성을 활용한 수제맥주펍이 등장하면서 손님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익선동은 100여채의 한옥이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수제맥주펍 '크래프트루'와 '아트몬스터', '에일당', '행아웃' 등도 한옥을 그대로 둔 채 간단한 내부리모델링만 거쳤다. 그 덕에 익선동은 한옥 거리를 산책하다가 수제맥주로 갈증을 채우려는 청춘들로 밤낮없이 북적인다.


연남동 경의선 숲길은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닮아 '연트럴파크'라는 별명이 붙었다. 연남동의 수제맥주펍들은 연트럴파크의 매력을 그대로 이용했다. 창가 자리에서 연트럴파크를 조망할 수 있는 '크래프트한스' '코지엠'등 대형 맥주펍은 물론, 골목 구석마다 톡톡 튀는 소규모 맥주펍도 즐비하다.

뚝도시장 '성수제맥주-슈가맨(왼쪽)'과 문래동 '올드문래'/사진=고석용 기자

◇문래동·뚝도시장 '죽은 상권도 살린다'=최근에는 전통시장이나 공업단지 골목 등에서도 수제맥주펍이 영토를 넓히고 있다. 수제맥주펍으로 손님들이 몰리면서 주변 상권 부활까지 이끄는 모습이다.

서울 성동구 뚝도시장의 '성수제맥주-슈가맨'과 영등포구 문래동 철공소골목의 '올드문래'가 대표적이다. 전통시장 안에 입점한 성수제맥주는 인근 시장의 순대·홍어 등을 안주로 사 먹을 수 있다. 젊은이들이 몰리며 다소 썰렁했던 전통시장까지 들썩이는 모습이다.

철공소 골목에 옛 공장을 개조해 만든 올드문래는 문래동의 숨겨진 명소다. 다소 생뚱맞은 공단 한 가운데에 있지만,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로 가득하다. 공단을 창작단지로 만드려는 문래동 예술촌 작업과 함께 오래된 공단지구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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