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기자는 정권의 시녀가 되어버린 한 언론사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 기자들이 펼치는 잠입 취재기를 소설 속에 녹여냈다.
MBC 주변에서 지난 10년간 벌어졌던 일들과 슬며시 겹쳐지는 소설에는 정치권과 언론사의 추악한 결탁, 부당해고와 탄압에 맞서는 기자들의 이야기가 큰 얼개를 이룬다.
소설에는 기자들의 취재 대상이자 유력 인사인 여성 의원이 등장한다. 조부의 후광을 입은 해당 의원은 여권의 대권 후보로도 거론되지만 친일 경력의 조부로 인해 경력의 명암을 지닌 인물로 그려진다. 소설 속 기자들은 해당 의원의 사생활 등을 포함해 철저한 검증을 이어나가고 프로그램 폐지 압력을 가해오는 방송사 간부들과도 대치 국면을 이어간다.
소설이지만 2008년 이후로 최근까지 이어졌던 MBC 등 주요 방송사의 상황과 판박이처럼 닮아 있다.
안 기자는 MBC와 YTN에서 20년 넘게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에피소드를 실감나게 그려냈다. 그는 “거대한 권력을 상대로 한 해직 기자들의 싸움이 그들만의 전쟁이 아님을 오늘 우리가 함께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진짜 뉴스’가 사라지고 가짜뉴스를 포함해 다양한 정보가 넘쳐나는 가운데서 정작 국민들이 알아야 할 뉴스는 축소되거나 은폐되는 현실에 맞서 기자들이 어떻게 진실을 알리기 위해서 나서는지를 그린 소설이다. 소설보다 더 소설같았던 최근 몇년간의 언론계 모습들이 담긴 현실이 드라마처럼 펼쳐진다.
◇딥뉴스= 안형준 지음. 새움 펴냄. 300쪽/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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