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륜차로 골목까지, 조은희 서초구청장 '22C 서초'

머니투데이 진달래 기자, 김경환 기자 | 2018.04.02 05:33

[인터뷰] 구민 의견 듣는 일이 주요 일정, 100년 서초 그리는 개발 계획 추진력도

조은희 서초구청장/사진제공=서초구청
지난해부터 서초구 골목골목에 나타난 빨간 삼륜차. '서초구청 공무수행'이라고 적힌 차 안에는 조은희 서초구청장(57)이 타고 있다. 구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 직접 의견을 듣기 위해 시간이 날 때마다 미니 전기차로 골목 드라이브를 한다.

"일반 승용차를 탈 때보다 구석구석 주차 걱정없이 다녀요. 주민들도 친근하게 느끼세요. 미용실, 세탁소, 부동산 등에 계시던 주민들이 줄줄이 나와서 대화를 하다보면 그 곳이 동네 사랑방이 되는 거죠."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청에서 만난 조은희 구청장은 자신의 구정 스타일을 ‘투트랙(두개의 길)’으로 표현했다. 100년을 내다보는 큰 그림을 그리는 한편 이웃처럼 가까이에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활을 바꾸는 정책을 추구한다는 의미다. 빨간 삼륜차는 후자를 위해 시도한 파격적인 업무 방식이다.

◇ 30년 넘게 해결못한 '정보사 터널' 취임 초기에

조 구청장이 2014년 7월 구청장에 취임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정보사부지 터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었다. 방배동 주민들은 지난 37년간 정보사부지로 인해 주변도로를 우회해야하는 불편을 겪었다. 매번 터널 이야기가 나왔지만 국방부, 서울시 등의 이해관계가 얽혀 성사되지 못했다.

"정보사령관을 취임 일주일만에 만나러 갔고 국방부 차관까지 만났습니다. 이 문제는 정보사터널과 정보사부지를 분리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점을 강력히 말하면서 물꼬가 트였죠."

덕분에 '서리풀터널'은 내년 1월 개통한다. 출퇴근시간 25분이 걸리던 서초역에서 내방역 구간을 5분이면 지나갈 수 있게 된다. 이 곳을 기점으로 일명 신테헤란로를 만들 계획이다.

인근 방배동에 '방배지구중심 지구위계획안'도 마련했다. 7호선 내방역일대 21만㎡ 16개 블록을 특별계획(가능)구역으로 지정을 추진 중이다. 제2·3종 일반주거지역을 준주거지역으로 상향 조정하고 용적률을 최대 400%까지 적용 하는내용이다. 구 자문위원회 자문 거쳐 이달 중순 서울시에 결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런 작업은 서초 일대 100년을 바라본 그림이다. 숙원사업이었던 성뒤마을·국회단지도 친환경문화예술주거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경부고속도로 지하화도 국민적 공감대를 받아 공론화 단계에 들어섰다. 더욱이 서초구는 재건축 사업이 65곳에 진행될 정도로 가장 변화가 활발한 곳이다. ‘천지개벽’할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서초구의 먹거리로 양재 R&CD 특구로 지정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 구청장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안정화되면 서울시도 양재 R&CD 특구 지정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빨간 삼륜차를 타고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구민들을 만난다./사진제공=서초구청장


◇ '후배엄마'를 위한 정책…전국 최초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도


생활 속 행정으로 최근 서초구는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 정책을 발표했다. 육아휴직을 한 남성에게 자녀 1명당 월 30만원씩 최대 1년간 총 360만원 지급하는 내용이다. 조례가 구의회 통과하면 전국 지자체 중 처음으로 '아빠 육아휴직 장려금'을 도입하게 된다.

"월 30만원은 적은 액수일 수 있지만 그게 중요한게 아니죠. 박수 받을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그 시민에게 감사의 표시를 하려고 시작한 제도에요. 엄마든 조부모든 독박육아를 하면 안됩니다. 아빠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정책이에요."

손주돌보미도 비슷한 취지다. 손주돌보미로 지난해 668가정을 지원했고 조부모 469명이 손주돌보미 교육을 받았다. 육아교육 25시간을 받고 한달 40시간 손주를 돌보면 최대 24만원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다. 조 구청장은 정부가 관련 제도를 벤치마킹할 것을 기대했다.

아들을 둔 엄마로 조은희 구청장은 '후배 엄마'가 자신과 같은 경험을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털어놓았다. 조 구청장은 "저도 애를 키우면서 힘들었고 30년 전 일인데도 지금 혼자 죄책감을 느낄 때가 있다"며 "그런 부분을 지금 부모들이 겪지 않게 매트릭스처럼 주기별 정책을 짜려고 한다"고 말했다.

◇ 듣고 또 듣는다, 토크콘서트만 114회 "서초구민에게 자부심을"

빨간 삼륜차를 끄는 배경은 결국 주민과 소통이다. 조 구청장은 "우리 구청 생각을 말하는 것보다 구민의 의견을 듣는 게 중요하다"며 "다양한 토크콘서트도 자주 진행한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00톡'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행사는 총 144회에 이른다. 2만9398명이 참여했다. 학부모부터 민방위 대원, 아파트 입주민, 부동산 중개업자, 생활체육동호인 등 대상도 다양하다. 이야기를 들은 덕분에 생활밀착형 행정도 가능하다고 조 구청장은 설명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조은희 구청장은 "구민이 서초에 사는데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100년 뒤 서초의 기반을 닦는 작업을 앞으로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유영재, 선우은숙 친언니 성폭행 직전까지"…증거도 제출
  2. 2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3. 3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4. 4 장윤정♥도경완, 3년 만 70억 차익…'나인원한남' 120억에 팔아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