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진짜 사막을 체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바라카 원전 방문 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아부다비에서 내륙 쪽으로 170km 떨어진 리조트 시설인 '신기루성'을 방문, 이곳 근처의 사막을 2시간 가량 체험했다.
사막체험은 애초 순방 계획에 없었다. 문 대통령이 앞서 UAE 순방 전, '사막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가 정상회담에서 이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이 "그런 의미에서 베두인 문화도 직접 체험하고 싶다"고 답하자 왕세제는 회담 후 헬기 두 대, 차량 수십여 대, 신기루성 등을 내줘 일정이 추가됐다.
문 대통령은 신기루성에서 차량을 이용, 20분가량 사막 한 복판의 모래구릉으로 올라갔다. 대통령을 수행한 UAE 에너지장관이 "모래가 아주 뜨겁다. 하지만 우리 아랍인들은 건강을 위해서 맨발로 걷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 한번 해보죠”라며 신발과 양말을 벗고 뜨거운 모래 위를 5분 가량 걸었다. 이곳에서 김정숙 여사와 사진도 찍었다.
이어 장소를 옮겨 작은 모래언덕 위에 설치된 차양 아래로 이동해 매 사냥과 사냥개 사냥을 구경했다. 문 대통령은 매사냥을 구경한 뒤 “내 팔 위에 매를 직접 앉혀보고 싶다”고 자청해 매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신기루성으로 다시 돌아오니 왕세제가 보내준 음식과 악기 연주가 준비돼 있었다. UAE 에너지 장관은 특히 새끼양 요리를 보여주며 “아랍에서는 귀한 손님이 왔을 때 동물을 훼손하지 않고 통째로 구워서 손님에게 내놓는다"며 "그건 우리가 손님에게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우리의 마음을 그대로 전달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왕세제 사저인 바다궁(씨 팰리스)에서 이 경험을 이야기했다. 문 대통령은 "모래언덕을 맨발로 걸어봤는데 뜨거워서 혼났다"며 "마치 사막도마뱀처럼 왼발 오른발을 바꿔가며 껑충껑충 뛰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사막과 관련된 책과 영상을 보면서 사막을 횡단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며 "오늘은 바라보기만 했지만 그런 꿈을 이뤄보고 싶다"고 했다. 또 "한국에서도 매사냥의 오랜 전통이 있다. 송골매는 크기는 작지만 아주 민첩해서 사냥을 잘한다"며 "왕세제가 방한하면 송골매를 이용한 매사냥을 보여주고 싶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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