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에너지 모아 피부 깊숙한 곳 꿰뚫어본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18.03.27 00:00

IBS, 시분해 다중산란파를 이용해 기존보다 10배 이상 빛 모으는 데 성공

생쥐 두개골 아래 물체에 대한 빛 에너지 집속<br><br>연구진은 (a)에서와 같이 은 박막 샘플 위에 쥐 두개골을 덮어두고 샘플에 대해 빛 에너지 집속 실험을 수행했다. (b)에서 보듯이 쥐 두개골 아래의 샘플 깊이에 해당하는 시간에 대해서만 선택적으로 반사도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였다. (c), (d)와 같이 단일 산란파 집단 누적 방법으로는 샘플의 반사이미지를 확인할 수 없고 (e), (f)와 같이 일반적인 입사패턴에 대해서는 투과이미지에서 쥐 두개골에 의한 빛의 산란과 확산이 발생한다. 샘플 깊이에서의 해당시간에 반사도를 높일 수 있는 입사패턴을 찾아 샘플에 다시 입사시킨 결과, (g), (h)와 같이 박막 샘플에 빛 에너지가 집속되어 투과이미지에서 해당 샘플이 선명하고 밝게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사진=IBS

국내 연구진이 생체 조직 내부 깊이 위치하는 물체에 닿는 빛 에너지를 기존 보다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체내 조직 속에 이식한 의료장치에 빛 에너지로 충전할 수 있게 되고, 또 암 조직 내부에 삽입된 금(Au) 입자의 반사 신호로 암 조직을 추적·관찰하는 광열 치료도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다중 산란파를 활용해 관찰하려는 체내 물체에 빛 에너지를 모으는 ‘시분해 측정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빛으로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광학 이미징 및 광 치료 분야에선 생체 조직 내부 깊은 곳에 위치한 물체에 충분한 빛 에너지를 전달하거나 반사 신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상이 조직 깊숙이 위치한다면 빛이 피부조직에 있는 많은 입자와 부딪히면서 다중 산란 현상이 발생, 빛 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의 광학 기술로는 조직 표피층의 세포들만 관찰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물체에서 반사된 다중 산란파의 세기를 극대화하는 빛의 패턴을 찾고 이 패턴의 빛을 다시 물체에 비춰 기존보다 약 10배 이상의 빛 에너지가 목표 물체에 모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최원식 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부연구단장/사진=IBS
연구진은 기술 개발을 위해 목표 물체인 은(銀) 박막을 피부 조직과 유사하게 복잡한 입자로 구성한 폴리머 재질 내부 깊이 넣어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식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시분해 측정법을 적용해 폴리머 재질에서 나오는 반사 신호를 시간대별로 구별해 목표 물체에서 주로 발생하는 다중 산란파만을 선택적으로 얻는데 성공했다. 이때 얻은 다중 산란파의 세기를 극대화하는 빛의 패턴을 찾아 이를 다시 폴리머 재질에 입사시킨 결과, 다중 산란의 정도가 매우 심해 일반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물체에도 4배 이상 빛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 두개골 아래에 물체를 넣어 같은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개골 손상 없이 10배 이상 빛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빛 에너지 집속 기술은 앞으로 광 치료 기술 및 체내 의료용 이식 장치의 광 충전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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