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생체 조직 내부 깊이 위치하는 물체에 닿는 빛 에너지를 기존 보다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체내 조직 속에 이식한 의료장치에 빛 에너지로 충전할 수 있게 되고, 또 암 조직 내부에 삽입된 금(Au) 입자의 반사 신호로 암 조직을 추적·관찰하는 광열 치료도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 분광학 및 동력학 연구단 최원식 부연구단장 연구팀은 다중 산란파를 활용해 관찰하려는 체내 물체에 빛 에너지를 모으는 ‘시분해 측정법’을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빛으로 질병을 진단·치료하는 광학 이미징 및 광 치료 분야에선 생체 조직 내부 깊은 곳에 위치한 물체에 충분한 빛 에너지를 전달하거나 반사 신호를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 대상이 조직 깊숙이 위치한다면 빛이 피부조직에 있는 많은 입자와 부딪히면서 다중 산란 현상이 발생, 빛 에너지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의 광학 기술로는 조직 표피층의 세포들만 관찰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물체에서 반사된 다중 산란파의 세기를 극대화하는 빛의 패턴을 찾고 이 패턴의 빛을 다시 물체에 비춰 기존보다 약 10배 이상의 빛 에너지가 목표 물체에 모이도록 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은 시분해 측정법을 적용해 폴리머 재질에서 나오는 반사 신호를 시간대별로 구별해 목표 물체에서 주로 발생하는 다중 산란파만을 선택적으로 얻는데 성공했다. 이때 얻은 다중 산란파의 세기를 극대화하는 빛의 패턴을 찾아 이를 다시 폴리머 재질에 입사시킨 결과, 다중 산란의 정도가 매우 심해 일반 현미경으로는 보이지 않는 물체에도 4배 이상 빛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실험용 쥐 두개골 아래에 물체를 넣어 같은 방법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두개골 손상 없이 10배 이상 빛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이 개발한 빛 에너지 집속 기술은 앞으로 광 치료 기술 및 체내 의료용 이식 장치의 광 충전 등 다양한 바이오 기술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포토닉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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