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파트너' 케빈 케너 "한국관객, 열정적"…2일 공연 기대

머니투데이 이경은 기자 | 2018.04.01 13:34

3월 28일 한국 첫 공식 독주회…4월 2일 통영국제음악제서 정경화와 듀오 공연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 지난 25일 독주회 리허설을 마치고 인터뷰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쇼팽 스페셜리스트' '정경화의 듀오 파트너' '조성진의 멘토' 등으로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Kevin Kenner)가 올해 다시 한국을 찾았다. 국내 첫 공식 독주회와 통영국제음악제 참석을 위해서다. 2011년 평창음악제에서 정경화와 연을 맺은 이후 지난 7년간 여러 차례 듀오 공연과 음악제를 위해 내한한 그에게 한국은 이제 제법 익숙한 곳이다.

"한국 관객, 열정적·음악 이해 수준 높아…한국인 연주자 성장 놀라울 정도"

그가 한국에서의 무대를 반갑게 여기는 이유 중 하나는 '관객'이다. 케빈은 "나라마다 관객의 모습도 다른데 한국 관객들은 음악을 즐길 때 능동적이고 열정적이다"며 "다른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공연 내내 연주에 몰입하며 연주 뒤엔 기립박수를 보내고 앙코르를 외치는 이들의 모습은 연주자를 더욱 기쁘게 한다는 것.

또 "한국 관객들은 음악을 정말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며 "발전된 음악 교육이 훌륭한 관객과 연주자들을 낳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국에 올 때 뿐 아니라 세계무대 곳곳에서 뛰어난 한국인 음악가들을 만나게 된다"며 "특히 어린 연주자들의 성장은 놀라울 정도"라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가을 이탈리아 볼차노에서 열린 제61회 부조니 국제피아노콩쿠르의 심사위원으로 참여했을 당시 그의 귀를 사로잡은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을 소개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들은 각각 2위와 4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원재연, 김은성이다.

앞서 2011년 처음 만난 조성진에 대해서는 "가장 전도유망한 피아니스트"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케빈은 조성진이 쇼팽 콩쿠르 참가를 앞두고 있을 때 레슨을 해주기도 했다. 그는 조성진에 대해 "지도자와 제자의 관계에서 한 사람의 비전을 상대방에게 이식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좋지 않은데, 우리 둘은 처음부터 음악적 비전이 서로 비슷했다"며 "조성진은 타고난 재능이 뛰어나 사실상 내 도움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정경화와 작업, 힘들지만 희열 있어…인생 큰 행복"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인 워너클래식은 지난달 23일 정경화와 케빈의 듀오 앨범을 발매했다. 두 사람이 지난 7년간 협업하며 나눈 경험과 노고가 담긴 작품이다. 음악에 있어 깐깐하고 완벽을 기하는 철저함으로 정평이 나 있는 정경화와의 협업이 어렵지는 않은지 물었더니 흥미로운 답변이 돌아왔다.

"완벽주의는 압박감 때문에 연주자의 재량을 제한시킬 수 있지만 정경화는 다르다. 그녀는 표현의 자유를 통해 음악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케빈은 "정경화와의 작업은 극도로 힘들기도 하지만 그 누구와의 협업보다도 만족스럽다"며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경험"이라고 표현했다. 서로의 연주에 반응하며 맞춰갈 때, 자유로우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희열이 있다는 것. (지난달 열린 정경화의 기자간담회에서도 정경화는 케빈을 영혼의 동반자로 칭하며 "케빈과 함께 하면서 용기를 내고 도전할 수 있었다"며 "'정-케빈' 듀오가 만들어낸 곡으로 함께 연주한 자장가는 케빈이 당시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 더욱 잘 연주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음악으로 '살아있다'는 느낌 주고 파…클래식 음악이 존재하는 이유"

그는 인터뷰 내내 '생명력'이라는 단어를 강조했다. 어릴 적 바이올린 독주회를 보고 나온 어느 날, 공원의 잔디와 나뭇잎 하나하나가 다르게 느껴졌던 경험을 잊지 못한다고. "연주자가 정적으로 멈추는 순간 음악의 수명은 다한 것"이라고 말하는 케빈은 "음악을 통해 사람들에게 살아있다는 감정, 생명력을 느끼게 하는 매개가 되고 싶다. 그게 클래식 음악의 존재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케너와 정경화의 통영에서의 듀오 공연은 2일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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