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지난해 주식 관련 대출로 2000억원을 웃도는 이자 수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가 막대한 자기자본을 토대로 신용공여(대출)에 나서 증권업계 전체 이자 수익 중 16%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용공여 업무를 하는 33개 증권사가 신용거래 융자(증권사가 고객에게 주식매수 자금을 대여)와 유가증권 담보대출(증권사가 고객의 주식 등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로 거둔 이자 수익은 1조3708억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말 1조939억원보다 25.3% 증가했다.
지난해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에 불이 붙으면서 빚을 내 주식을 사려는 수요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증권사도 이런 분위기에 편승, 신용공여를 확대한 덕분에 이자 수익이 크게 불어났다. 특히 신용공여는 자기자본의 최대 100%까지 가능해 자본규모가 큰 증권사가 이자 수익을 확대하는데 유리하다. 굴릴 돈이 커야 수익을 많이 거둘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7조4047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신용거래 융자와 유가증권 담보대출 등 신용공여로 2166억원의 이자 수익을 얻었다.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합병한 직후인 2016년 말 신용거래 융자 이자 수익(1770억원)보다 22.4% 증가했다.
KB증권의 신용융자 이자 수익은 1407억원으로 37.2% 늘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컸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335억원의 이자 수익을 거둬 15.0%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2016년 1161억원을 벌어 업계 최대 수익을 냈으나 지난해는 증가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말 발행어음 신규 업무를 하면서 기업대출에 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투자자의 신용공여 한도를 축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강자로 신용공여 시장에서도 두각을 보이는 키움증권은 지난해 관련 사업을 통해 1206억원의 수익을 냈다. 2016년(982억원)보다 22.9% 증가한 규모다. 키움증권은 충성도 높은 개인 고객을 기반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거래 이자율을 유지했으나 고금리 논란을 빚은 후 인하에 나선 바 있다.
이밖에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신용융자 이자로 각각 1175억원, 1144억원을 벌어 19.2%, 2.2% 증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을 앞둔 초대형 IB는 기업대출에 쓸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인 대상의 신용융자를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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