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아베의 사랑과 배신…트럼프, 日에 '이중타'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8.03.23 15:06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철강관세로 日 충격…미·일 동맹 흔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AFPBBNews=뉴스1

"도널드와 신조가 동맹을 더 위대하게."(DONALD & SHINZO MAKE ALLIANCE EVEN GREATER)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국빈으로 맞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한 모자에 금으로 박아 넣은 글귀다. 트럼프가 대선 구호로 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문구를 활용했다. 아베 총리의 미·일 동맹 강화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탄탄해 보였던 아베 총리의 대미 외교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무역정책에서 일본이 소외되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면서다.

블룸버그는 23일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에게 '이중타'를 날렸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아베 총리가 트럼프와 줄곧 좋은 말과 호화로운 선물, 골프 라운딩 등으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지만 이젠 개인적으로 맺은 관계의 한계를 깨닫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본 야당 '희망의 당' 소속 중의원 의원인 나가시마 아키히사는 "개인적인 관계는 매우 불확실하다"며 트럼프와 아베의 관계는 아베의 짝사랑이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먼저 한국 정부의 중재 아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정상회담 제안을 수락하며 일본을 충격에 빠뜨렸다. 일본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논의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재팬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조치에서도 끝내 일본을 예외로 인정하지 않았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이 지난주 미국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담판을 벌였지만 역부족이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이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호주 등 우방국들에 대한 관세 부과를 잠정적으로 유예했다. 미국 정부는 자유무역협상(FTA) 재협상 등을 명분으로 삼았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보인 일련의 행보가 전후 70년간 미·일 동맹을 떠받친 무역·안보 기둥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에게 굳건한 미·일 동맹은 북한의 도발과 중국의 영향력 확대에 맞설 수 있는 든든한 보루였다. 더욱이 미·일 동맹 약화는 사학 비리 스캔들로 사퇴 압력에 직면한 아베 총리에게 결정타가 될 수 있다. 그가 다음달 미국을 방문을 벼르고 있는 이유다.

트럼프와의 만남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베 총리는 2016년 11월 미국 대선이 끝나자마자 당선자 신분이던 트럼프를 찾아가 3800달러(약 410만원)짜리 골프클럽을 선물로 안겼지만 트럼프는 취임하자마자 아베가 주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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