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 쇼크…페북 삭제 운동에 투자자 소송까지

머니투데이 이해진 기자 | 2018.03.21 12:01

주가 폭락에 투자자들 소송·페북 삭제 운동·美·EU 의회 저커버그 청문회 압박


페이스북 데이터 스캔들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자신의 개인정보가 '정치 심리전'에 활용됐다는 데 분노한 이용자들이 온라인에서 '페이스북을 삭제하라'(#DeleteFacebook)는 운동을 벌이는 등 페이스북이 존폐 위기에 몰렸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2.56% 떨어지는 등 이틀 새 9% 넘게 추락했다. 이로써 페이스북 시가총액이 약 500억달러(약 53조원) 증발했다.

급기야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이날 페이스북을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투자자들은 페이스북이 개인정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더 분노한 이들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이다. 페이스북을 믿고 건넨 개인정보가 자신의 동의도 없이 제3자에게 유출돼 정치적으로 악용되기까지 했다는 데 환멸을 느끼고 있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트위터 등 다른 SNS(사회관계망)를 통해 '페이스북을 삭제하라'는 해시태그를 공유하며 페이스북 탈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에 몸담았던 이들마저 페이스북 삭제를 권하고 나섰다. 왓츠앱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액튼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페이스북을 지울 시간이다"(It is time. #deletefacebook)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2014년 왓츠앱을 160억달러(약 17조원)에 페이스북에 매각한 뒤 한때 페이스북 임원을 지냈다.

한때 페이스북 임원을 지냈던 브라이언 액튼 왓츠앱 창업자가 트위터를 통해 페이스북 삭제 운동을 권고하고 있다./사진=브라이언 액튼 트위터
페이스북 초기 투자자이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최고경영자)의 멘토였던 로저 맥나미도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 이용자들이 더 이상 페이스북을 즐겁게 장난칠만한(fun and game) 장소가 아니며, (정치적으로) 순수한 공간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다"며 "우리가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를 제공할 때 나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주아주 높아졌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신뢰가 페이스북 성공을 만든 공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페이스북이 다시 이용자들의 신뢰를 얻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연일 위기가 커지고 있지만 저커버그 CEO는 침묵하고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매체 씨넷은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는 어디에 있나?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흑색 정치선전에 악용되는 시스템을 만든 건 바로 그들"이라고 비판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다.


하지만 저커버그의 은신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보 유출 파문에 이어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도 관여한 의혹이 더해지면서 저커버그는 미국과 영국 국회 청문회는 물론 유럽 의회에도 불려나갈 처지가 됐다.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크 워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날 "저커버그를 비롯한 (IT업계) CEO들이 의회에서 증언할 때가 됐다. 미국인들은 2016년 대선 기간 소셜미디어에서 벌어진 조작에 대해 답변을 들을 권리가 있다"고 저커버그를 압박했다.

한편 미국 뉴욕 및 매사추세츠주 검찰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동수사에 착수한다. 2개주 검찰은 페이스북에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의 데이터 사용 내역이 담긴 정보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또 페이스북의 이용약관, 개인정보 취급방침 및 사용자가 2013년부터 정보수집과 관련해 받은 모든 알림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C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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