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검찰 조사' 안희정 "성실히 조사, 그 말씀만"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 2018.03.20 07:22

안 전 지사, 20시간 조사…혐의 인정하냐 질문에도 "성실히 조사 임했다"고만 답변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9일 오전 서울서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이기범 기자

성폭행 혐의를 받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약 20시간 동안 두 번째 검찰 조사를 받았다.

안 전 지사는 20일 오전 6시20분쯤 서울서부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나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며 "그 말씀만 드리겠다"고 밝혔다.

"혐의를 인정하느냐", "다른 피해자 주장에 대한 입장이 있느냐" 등 질문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고만 답변한 채 서둘러 청사를 빠져나갔다.

안 전 지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달 9일 검찰과 출석날짜를 조율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진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이후 두 번째다. 검찰이 소환해 조사하는 건 이번이 처음인 셈이다.

안 전 지사는 전날 오전 검찰에 출석한 자리에서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고소인들께서 아니라고 하신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시 한 번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며 "검찰 조사를 충실히 받고 그에 따른 사법처리도 달게 받겠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사랑하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그리고 제 아내와 가족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위력에 의한 강요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조사를 성실히 받겠다"고만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 피해자와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안 전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데 주력했다.


피해자와 합의하지 않은 상태에서 유력 정치인이자 도지사로서 갖는 업무상 위력 등을 이용해 간음과 추행을 저질렀는지가 핵심이다.

검찰은 이달 7일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한 장소로 알려진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을 압수수색하고 CCTV(폐쇄회로) 영상을 확보했다. 13일에는 충남도청의 안 전 지사 집무실과 비서실, 지사 관사, 경기도 광주의 자택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CCTV와 컴퓨터 기록물, 서류 등을 확보했다.

14일에는 첫 폭로자인 안 전 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에 이어 추가 피해자의 고소도 이뤄졌다. 안 전 지사가 주도해 만든 '더좋은민주주의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직원 A씨는 2015년 10월부터 2017년 1월까지 3차례 성폭행을 당하고 4차례 성추행을 당하는 등 총 7번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A씨를 지원하고 있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전성협)는 A씨가 16일과 18일 두 차례 피해자 조사를 받았다고 밝혔다. 전성협 관계자는 "A씨가 차분하게 조사를 잘 마쳤다"며 "철저한 수사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참고인 조사도 진행했다. 검찰은 안 전 지사의 해외 출장에 동행했던 전직 비서 등 충남도청 전·현직 관계자들을 연이어 조사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지, 같은 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이어 9월 스위스 출장지, 올해 2월 서울 마포구 오피스텔에서 총 4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철저하고도 빠르게 의혹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전 지사의 두 번째 조사를 마친 검찰은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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