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보수'가 불러낸 보수 '이론가'…전희경의 이직論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18.03.21 04:33

[the300] [3만달러시대-정치인 리더십]<2>'전문가 정치'와 '정치 전문가'(上)-③보수의 마지막 희망 '전투사'

편집자주 |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를 열었던 1990년대는 정치의 전성시대이기도 했다. '삼김(三金)시대'로 상징되는 '보스 정치'가 우리 사회 전체를 지배했던 시절이었다. 정치인은 이른바 '지도자'였다. 국정을 이끄는 대통령은 물론 마을 조합의 장 자리 하나까지 '정치 지도자'들의 몫이 당연하게 여겨지곤 했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국민에 대한 정치인의 우월적 위치와 인식 덕이었다. 이들 역시 자신의 신념과 소신, 가치관 등을 정치 인생을 통해 입증하는 것이 중요할 뿐 정치인의 전문성이나 실적 등은 사소하게 치부되곤 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눈앞에 둔 지금 정치인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달라졌다. 대통령 탄핵을 경험한 국민들에게 정치인은 '지도자'는 커녕 끊임없이 감시하고 확인해야 하는 애물단지다. '직접 민주주의' 요소의 강화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논의하는 정치인들은 고유 영역마저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다. 이들에겐 '정치 지도자'가 아닌 새로운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복잡다단한 이해관계를 보다 다층적으로 대변하고 풀어내주는 한편 합리적인 갈등 조정자로서 보다 확실한 전문성을 요구받는 정치전문가, 전문가 정치가 '3만달러 시대'의 정치 리더십이다.



◇이데올로기란 무기의 유효성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항상 정치적 '균열(cleavage)'의 경계로 달려간다. 균열 지점에 서서 스스로를 보수 가치의 '리트머스'로 삼는다. 선명한 진영논리를 토대로 보수의 진지를 구축한다. 그가 양손에 든 무기는 바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이데올로기다.


전 의원은 매 순간 진영의 경계를 긋고 '적과 동지'를 나눈다. 매우 '정치적'인 정치인이다. 독일 정치학자 칼 슈미트는 '정치적인 것은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주창했다.


자유한국당에서 '보수의 전사'라는 칭호를 얻었다. 전 의원의 '전장'은 주로 안보·자유주의·시장경제의 스팩트럼 가장 오른쪽이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해 온 일이기도 하다. 전 의원은 소위 말하는 '우파 NGO'이자 '보수 싱크탱크'에서 정치 평론으로 전문가적 경험을 쌓았다.


◇'처칠의 달변이 전쟁으로 이끈다"



전 의원은 진영의 논리를 '솔깃'하게 풀어낸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이 치열했던 2015년 가을, 전 의원이 패널로 참여한 방송사의 토론을 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즉시 '러브콜'을 보냈다. 전 의원은 기존의 역사교과서가 '좌편향'이라며 토론의 프레임을 흔들어댔다. 국정 역사교과 도입이 '역사 바로세우기'라는 명분을 만들었다. 보수는 환호했다. 그로부터 4개월만에 그는 당선이 확실한 새누리당 비례대표 9번을 받아 20대 국회의원이 됐다.



지난해 초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대한민국에 어둠이 잠시 와도 주인은 바로 여러분이다"며 패배주의에 빠질뻔 했던 보수를 위로했다. 국회에서도 사드배치, 건국절 논란, 이승만 국부 논란,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조성 논란 등이 일 때 마다 '샤이 보수'의 목소리까지 수면위로 끌어올린다. 때문에 자유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의 강경 발언을 비판한다. 오로지 '밖'의 이야기다. 보수진영 내에서 전 의원은 보수 결집의 구심력이 된다.





◇쿨한 보수 전사


국회의원 배지에 '목숨'을 걸지 않는 쿨함은 전 의원의 자생력을 높인다. 그는 정치에 인생을 던지는 '결연한' 의식을 거부한다. 오히려 커리어의 연장선에서 새롭게 만난 '직장'처럼 여길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정치인의 삶'에 출구전략이 만들어질 때 정치가 진일보 한다는 생각이다. 이 모든 걸 아우를 수 있는 전 의원은 '젊은 정치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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