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특활비 요구 '비서관 장난인가' 의심"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18.03.19 18:46

[the L] '특활비 뇌물' 남재준 전 국정원장 측근, 남 전 원장 재판서 증언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 사진=뉴스1


남재준 전 국가정보원장의 측근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의 요구를 받고 '비서관이 장난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남 전 원장과 황당해 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남 전 원장을 보좌했던 오모 전 정책특보는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성창호) 심리로 열린 남 전 원자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오 전 특보는 남 전 원장의 특활비를 관리하면서 매달 5000만원을 청와대에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오 전 특보의 진술에 따르면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초 청와대 비서관으로부터 '대통령이 돈을 요구했다'는 전화를 받았다. 전화를 건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오 전 특보는 "남 전 원장이 안봉근 또는 이재만 비서관 중 한 사람을 지칭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전 특보는 전화로 전달받은 내용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맞는지를 의심할 정도로 남 전 원장이 황당해 했다고 증언했다. 오 전 특보는 "남 전 원장이 '그 놈들이 아무리 형편없는 놈이라고 하더라도 나나 대통령을 농락하겠냐'고 말했다"고 했다. 여기서 '그 놈들'은 이 전 비서관, 안 전 비서관을 지칭한다.



오 전 특보는 "박 전 대통령은 원칙을 준수한다고 알려져왔기 때문에 비서관들이 장난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대통령에게 통화 내용을 따져묻기는 어려운 상황이라서 이런 말씀을 한 것 같다"며 "당시 남 전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하는 데 쓸 돈이 필요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 전 특보가 돈을 서류봉투에 넣어 박모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건네면 청와대 측에서 이재만 전 비서관이 나와 이 돈을 받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오 전 특보는 서류봉투 안에 돈 뭉치가 든 사실을 비서실장에게 숨겼다고 한다. 검찰에서 그 이유를 묻자 오 전 특보는 "불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부당한 지시를 비서실장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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