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는 지난 18일(현지시각) 최대도시 상파울루에서 상파울루 시장, 현지 기업인들과 만나는 등의 일정을 마친 뒤 제8차 세계 물 포럼에 참석하고 미셰우 떼메르 브라질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기 위해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로 이동했다.
이 총리 일행은 브라질 국적기인 라탐(LATAM) 항공을 이용했다. A320 기종의 이 항공기는 1등석은 물론 비즈니스석도 갖추지 않았다. 공무원 여비규정에 따르면 장관급 이상은 국외 출장에 1등석을, 국장급 이상은 비즈니스석을 이용할 수 있게 돼 있다.
의전을 중시했다면 다른 경로나 비행편을 이용했겠지만 '강행군'으로 짜여진 촉박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 비행편을 이용한 것. 이 총리는 '군말 없이' 다른 수행원들과 마찬가지로 흔쾌히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는 후문이다. 비행 시간은 인천에서 중국 상하이까지 시간에 약간 못 미치는 1시간 40 분 정도였다.
이 총리를 수행 중인 한 총리실 직원이 찍은 사진을 보면 이 총리가 이코노미석에 앉아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이 총리의 앞 자리 승객은 좌석 등받이를 뒤로 젖히고 있어 비좁은 좌석이 더 좁아 보인다.
이 총리의 이번 중남미 순방은 총 8박9일간이다. 비행기만 8차례 총 57시간33분 타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이동 중에라도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했어야 하지만 그런 사치도 누리지 못한 것이다. 이 총리 순방에 동행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예정된 공식일정에 참석하지 않고 1박2일 이구아수 폭포 관광에 나서 구설에 오른 것과 대조된다.
이 총리는 지난해 10월 그리스·불가리아 순방 때도 일부 구간에서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 이런 격식을 차리지 않은 행보 때문에 경호원들은 진땀을 흘려야 한다. 항공기를 타고 내릴 때 일반 승객과 분리할 수 없어 취약 상황에 노출되기 십상이다.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임종석 실장을 통해 이 총리가 해외 순방 때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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