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을 받는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66)이 주말 이틀간 28시간의 경찰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이 전 감독은 18일 오전 10시24분부터 오후 11시22분까지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 전 감독은 전날인 17일 오전 10시에도 경찰에 출석해 이날 새벽 1시까지 총 15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날 추가 조사 진술 내용 등을 분석해 이 전 감독의 신병처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전 감독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이틀 동안 소명한 내용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피해자들의 진술내용 중심으로 그에 대해서 성실하게 답변했다"며 "다시 한번 피해자들에게 죄송하고 사죄한다"고 말했다.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질문에 이 전 감독은 "일부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인정할 수 없는 부분은 최대한 사실대로 진술했다"며 "제가 판단할 때 왜곡됐거나 오해가 있는 부분은 수정을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17명으로 늘어난 것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이 전 감독은 "몰랐다"며 "다양하게 나와서 당황했지만 최대한 진실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16일 이씨에게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 A씨가 추가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피해자는 기존 16명에서 총 17명으로 늘었다.
당시에 왜 그랬냐는 질문에는 "모든 게 제 잘못 아니겠나"고 말했다.
경찰은 이 전 감독이 단원들에게 성폭력을 가하는 과정에서 위력이 있었는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시기적으로 처벌이 가능한 죄를 확인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과거 성폭력 범죄의 친고죄 조항이 전부 폐지(2013년 6월) 된 후의 혐의가 처벌 대상이다. 이전에는 성폭행 또는 성추행이 일어나더라도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와 처벌이 가능했고 고소할 수 있는 기간도 피해발생 시점부터 6개월 내에 불과했다.
또 '상습' 추행은 2010년부터 피해자 고소와 상관없이 처벌할 수 있도록 바뀌었기 때문에 2010~2013년 사이에 관련 범죄도 처벌할 수 있다. 2010년 이전 범행도 그 자체로는 처벌이 안된다 하더라도 범행이 확인된다면 전체적인 죄질을 따지는데 참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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