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동북아의 싱가포르' 부산항의 미래를 꿈꾸다

머니투데이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 2018.03.19 04:00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개념으로 초연결화(Hyper Connectivity)가 주목 받고 있다. 초연결화란 사람과 사물, 환경 등 모든 것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개념으로 온라인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이미 산업현장에서는 유·무선 통신망을 통해 수많은 장비들이 연결돼 산업 구조를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국경을 넘어 사람과 화물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게 주는 해상교통로 역시 초연결화 시대를 맞아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초연결화의 해상 중심은 어디일까. 바로 우리나라 제1의 무역항이자 동북아 최대 규모의 환적항만인 부산항이다. 1970년대만 해도 외국의 원조물자가 들어오던 부산항은 오늘날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물동량 2000만 TEU(1TEU는 6m 규격의 컨테이너 1개)를 달성하고 세계 500개가 넘는 항만으로 첨단 제품을 실어 나르는 일류 무역항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앞으로 부산항이 한 단계 더 도약해 세계 최고 수준의 항만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여러 과제가 놓여 있다. 기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북항에 대한 새로운 역할 고민이 필요하며 부산항 물류기능의 중심인 신항에 최신 기술을 도입해 상해, 싱가포르, 로테르담 등 세계적인 항만들에 버금가는 선도적 항만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부산항의 중심지는 구항만으로 불리는 북항이었다. 북항은 1978년 컨테이너 전용 자성대부두가 문을 연 이후 신선대-감만-신감만부두 등의 시설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한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최근 상당한 물량이 신항으로 이동하면서 항만의 유휴화가 진행 중에 있으며, 북항이 위치한 원도심의 일자리와 인구 감소로 인해 북항 전체의 기능과 미래에 대한 중장기적 대책이 필요하게 됐다.

이에 정부는 북항의 기능을 관광과 문화, 비즈니스 중심으로 재편하고 새로운 발전 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북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은 오는 2022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며 시민들이 앞마당처럼 즐길 수 있도록 오페라 하우스·해양공원 등도 조성한다. 또 철도부지, 노후 조선소 등을 포함한 북항 일원의 통합 개발을 추진하여 북항의 잠재력을 더욱 끌어올릴 예정이며, 해외 자본과 기술 유치를 촉진하기 위해 북항 일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관계기관과 협의할 계획이다.


부산항 신항에는 원격제어 및 자동화, 자율운항선박, 초고속 해상통신망 구축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극 도입해 스마트한 고부가가치 물류 항만으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2030년까지 총 40선석을 확보해 연간 3000만 TEU 이상을 처리하는 초대형 메가포트로 성장시키고 LNG 벙커링기지, 대형수리조선단지 등을 조성해 종합서비스항만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이달 16일 개최된 '부산항 미래 비전 선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시민과 함께하는 부산항, 세계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다. 앞으로 이러한 비전 아래 부산항 개발 방향을 수립하는데 시민들의 참여 기회를 적극 확대해 중앙정부와 지역사회, 시민 모두가 함께하는 '재조해양(再造海洋, 바다의 모든 것을 새롭게 하다)'의 중심이자 혁신성장의 모범사례로 만들 계획이다.

앞으로 부산항은 '신 해양산업의 중심, 북항' '물류혁신의 중심, 신항'이라는 두 날개를 달고 더 높이 날아오를 것이다. 이를 통해 물류와 비즈니스, 문화와 생활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진정한 물류 허브이자 시민의 풍요로운 삶을 가꾸는 공간으로 거듭나기를, 그동안의 성과를 뛰어넘는 또 다른 부산항의 기적을 이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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