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부채 실제론 두배 이상" 中 내부서 나온 부채 경고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03.15 13:01

"머리 위로 강물이 흐르고 있다" 인중칭 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 지적

인중칭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사진=SCMP 캡처.


중국 지방 정부 부채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경고가 중국 내부 고위층에서 제기됐다. 지방 기업 등으로 이전돼 있는 부채를 감안하면 실제 규모는 공식 수치의 두 배 이상이고 수년 내에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1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재정경제위원회 부주임으로 재선출된 인중칭은 정부의 공식 지방정부 부채 수치(지난해 말 현재 16조5000억 위안)는 과소측정됐을 수 있다"면서 "많은 정부 부채가 기업 부채 등으로 위장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파악한 결과 감춰지고 위장된 부채가 '최소한 20조 위안'에 달해 공식 수치가 실제 수치보다 절반 이하로 축소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은행들이 문제성 여신에 대해 자주 상환을 연장해주거나 숨기기 때문에 부실 여신 비율도 지난해말 현재 공식 수치인 1.74% 보다 훨씬 더 높다"고 덧붙였다.

전인대 재경위 부주임은 경제·금융 관련 입법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로 내각을 대상으로 경제 정책을 질의하고 조언한다. 인 부주임은 지난해 전인대 때도 지방 부채 문제의 위험성을 거론한 바 있다.

인 부주임은 부채 문제의 원인이 지난 10년간 통화량을 과도하게 늘린데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발행된 통화가 총 168조 위안으로 중국 한해 명목 GDP(국내총생산)의 20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치 우리 머리 위로 강물이 흐르고 있는 것과 같다"면서 "새는 곳이 있으면 우리는 익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 부주임의 부채 경고는 정부의 공식 견해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 전인대를 통해 퇴임하게 될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는 최근 중국이 통화 공급을 줄였기 때문에 부채 문제는 관리 가능한 수준에 있다고 밝혔다. 샤오제 중국 재정부장도 지난 7일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중국 정부의 부채비율은 36.2%로 2016년의 36.7%에 비해 줄었다"면서 "이는 국제사회의 일반적인 부채율인 60%보다 낮으며 향후 수년 동안 중국 정부의 부채율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부채 관리에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하지만 인 부주임은 "지방정부의 부채 상황은 (지분 투자, 정부 서비스 조달, 민관 합작 사업, 국유기업 부채 등의 다양한 형태로) 은폐돼 왔기 때문에 과거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라며 "지방 정부들이 결국 채무 불이행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채 문제가 너무 크고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 빠른 시간 내에 해결이 힘들 것이라며 금융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 정부도 2015년 주식시장 폭락과 급격한 자본 유출로 중국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노출된 이래 금융 위험 관리를 최우선 순위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권력까지 동원해 과도하게 사업을 확장해온 일부 재벌들을 구금, 체포하기도 했고, 부채가 과도한 기업은 상환을 압박하고 있다. 감독 시스템도 대폭 바꿔 최고위 금융 위험 관리 기구인 금융발전안전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시 주석의 최고 경제 자문관인 류허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주임이 위원장을 전망이다. 보험감독관리위원회와 은행감독관리위원회도 통합해 틈새지대에서 발생하는 금융 위험 관리를 강화한다. 증권, 은행,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업종들을 함께 영위하고 있는 금융지주그룹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감독하기 위한 법안도 준비되고 있다.

인 부주임은 "많은 위험들이 있지만 초점은 금융 위험에 있다"면서 "금융 리스크가 최대 위험이며, 이는 최악의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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