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까지 경질…美 안보·경제라인은 모조리 '매파'

머니투데이 김영선 기자 | 2018.03.14 12:52

틸러슨 후임 대북강경파 폼페오 CIA 국장 내정…'콘' 사임으로 경제라인도 강경파

마이크 폼페오 미국 CIA 국장이 1월 23일(현지시간) 워싱턴 미국기업연구소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폼페오 국장은 이날 토론에서 북한의 핵실험은 "자기 방어 뿐만 아니라 협박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며 "한번의 성공적인 시험으로 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과 게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잇따라 물러나면서 미 안보라인과 경제라인이 '매파 일색'으로 재정비됐다.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친정체제가 강화되고 철강·알루미늄 관세 등 무역분야에서는 '보호주의'가 더 공고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틸러슨 장관을 경질하고 그 후임에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내정했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은 그동안 북한과 대화를 강조하며 대북 정책에 있어 상대적으로 온건한 모습을 보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대화 제안을 받아들인 데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반면 틸러슨 장관의 후임으로 지목된 폼페이오 국장은 미 행정부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다. 그는 미국을 향한 북한의 군사 능력을 자주 언급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가 하면 김정은 정권 축출까지 시사했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 포틴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등도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들은 그간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할 의사가 없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능력이 있다면서 강력한 대북 경제 제재와 더불어 군사적 옵션을 거론해왔다.

틸러슨의 경질로 트럼프 행정부 안에 온건파로 남은 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유일하다. 미국에서 대북 군사 옵션이 거론될 때마다 매티스 장관은 군사적 옵션은 외교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만 존재한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직전에 두고 '비둘기파' 틸러슨이 전격 경질된 데 대해 일각에선 트럼프가 대북 강경노선으로 한반도 문제를 풀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해서 트럼프의 대북관이 바뀐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친정체제를 구축하면서 오히려 북미정상회담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콘 위원장의 극렬한 반대에도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강행했다. 이로 인해 콘 위원장이 스스로 사임 의사를 표했다곤 하지만 실상은 트럼프를 주축으로 트럼프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강경파와 경쟁에서 밀린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온건파' 콘 위원장의 사임 표명으로 안보라인 못지않게 경제라인도 강경파가 주도하게 됐다. 관세 부과를 주도한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실장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이 미 경제라인의 주축이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의 경우 정도는 덜하지만 무역 강경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올 초 그는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약한 달러는 무역, 기회와 관련되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다"고 말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경제에 이어 안보까지 강경파 위주로 재편되면서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동맹국들은 향후 철강·알루미늄 관세에서 '예외국'을 인정받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정상회담을 지렛대로 미국의 방어막을 낮추려 했던 우리나라 입장에서 일단 폼페이오의 등장은 대미(對美) 외교에 있어 썩 좋은 상황이 아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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