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 앞둔 트럼프, 왜 ‘찰떡궁합’ 국무장관 카드 꺼냈나

머니투데이 뉴욕(미국)=송정렬 특파원 | 2018.03.14 03:04

트럼프 "항상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강경파 폼페이오 신임 국무장관 지명...美 강경 외교노선 강화 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 지명자.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엑스 틸러슨 국무부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CIA(중앙정보국) 국장을 후임으로 내정하는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그동안 북한과의 조건없는 대화를 주장하면서 자신과 갈등을 겪었던 틸러슨 장관을 대북 강경파로 분류되는 폼페이오로 전격 교체하는 카드를 꺼내들면서 그 배경과 향후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트럼프,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찰떡궁합' 외교수장 기용

뉴욕타임스, 폴리티코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전격적인 국무부장관 교체를 발표한 이후 기자들에게 "마이크 폼페이오와 지금까지 꽤 오랫동안 일해왔다. 엄청난 에너지와 엄청난 지적능력을 갖고 있다"며 폼페이오 신임 국무부장관 지명자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이어 "우리는 항상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이 관계는 매우 좋았고, 이것이 바로 내가 필요로 하는 국무부장관"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마이코 폼페이오 CIA 국장이 우리의 새로운 국무부장관이 될 것"이라며 "그는 환상적으로 일할 것이다. 렉스 틸러슨의 봉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핵협상을 예로 들면서 "나와 틸러슨은 주요 외교정책에 대해 견해가 일치하지 않았다"고 경질 배경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핵협정 파기를 원했지만, 틸러슨 장관은 유지를 지지했다.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과 정책코드가 맞는 외교팀을 꾸리길 원했다고 말했다. 한 백악관 고위관료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은 어느 것에서도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내각과 다른 것들을 갖는데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엇박자’ 틸러슨, 통보도 없이 '트윗' 보고 경질 알아

틸러슨 장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경질통보도 받지 못하고, 국무부 직원이 트럼프의 국무장관 교체 트윗을 보여준 이후에야 경질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미 언론은 보도했다. 틸러슨 장관의 대변인은 "틸러슨 장관이 사임할 계획이 없었고, 자신이 경질되는 이유도 몰랐다"고 밝혔다.

사실 엑슨모바일 최고경영자(CEO) 출신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국무부장관에 오른 틸러슨은 대북정책과 관련, 조건없는 대화를 주장하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공개 면박을 당하는 등 그동안 지속적으로 갈등을 겪어와 사실 틸러슨의 경질은 시간문제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틸러슨은 전날에도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와 그의 딸에 대한 독살 시도와 관련 러시아를 비판하며 백악관과 엇박자를 냈다.


앞서 틸러슨은 지난해 7월에는 미국 핵무기를 10배 증강하자고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moron)’라고 언급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강경파 폼페이오 중심의 美 강경 외교노선...한반도 문제에 기회이자 위험 요소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미 외교수장 교체는 앞으로 진행될 북미정상회담과 다양한 무역협상에서 자신의 정책코드를 관철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은 분석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정책이 더욱 강경화될 수 있음을 의미하는 셈이다.

폼페이오(54세) 국무부장관 지명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간 갈등 속에서 차기 국무부장관 1순위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폼페이오는 지난해 7월 북미갈등이 한창 고조될 때 북한의 레짐체인지(정권교체)를 언급할 정도로 미 행정부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꼽히는 인물이다.

미 육군사관학교와 하버드법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캔자스주 하원의원(공화당)을 역임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이란외교정책을 가장 큰 목소리로 반대한 인물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으로 지난해초 CIA 국장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폼페이오 신임 국무부장관의 등장은 북한 등 주요 외교문제에서 트럼프 행정부내 강경파의 목소리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틸러슨의 경질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일방적인 외교정책 추진을 중간에서 조정하며 혼란을 막아온 틸러슨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짐 매티스 국방부 장관 등 3인방의 '어른 감시' 체계가 무너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스티븐 월터 하버드대학 케네디스쿨 교수는 "폼페오는 왜 우리가 본격적으로 싸워야하느지에 대한 대한 이야기만을 해왔다"며 "그가 국무장관을 맡는다고 그의 시각이 변할 것으로 믿을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폼페이오 지명자는 지난 1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실험이 중단됐다는 검증 가능하고 완전한 증거를 제공하기 전까지 우리는 북한에 제재완화 등 어떠한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 경제가 이 정도로 위험에 빠지고 압박에 시달리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비핵화를 조건으로 대화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또한 "대통령은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폼페이오를 중심으로 한 트럼프 행정부내 강경 외교라인 구축은 향후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문제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 수 있는 기회이자 동시에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를 모두 갖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폴 필라 조지타운대 안보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강경노선과 온건노선사이에서 정교하게 균형을 조정해야하는 많은 외교정책 이슈들이 있을 것"이라며 "한 방향이나 또는 다른 방향으로 기운 국무부장관의 목소리는 차이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상원 외교위원회는 이날 폼페이오 지명자에 대한 인준청문회가 오는 4월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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