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평가 저조 애경산업, PER 20배 못받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8.03.12 17:04

화장품 기업으로 기업가치 책정했지만 공모가 밴드 최하단 2만9100원 확정…성장성 의문에 발목

올해 첫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업인 애경산업이 수요예측에서 비교적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성장성에 대한 의문 등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애경산업은 지난 7~8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를 밴드(2만9100~3만4100원) 최하단인 2만9100원으로 결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애경산업 수요예측 경쟁률은 24.3대 1이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물량 중 의무보유확약 비중은 8.51%다. 공모가 기준 총 공모금액은 1978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7602억원이다.

최근 코스닥 공모 절차를 밟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수요예측 경쟁률 640대 1을 기록하는 등 공모 시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고려하면 다소 부진한 성적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애경산업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비교적 저조한 투자 수요는 성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평가가를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공모규모가 2000억원에 근접한 대형 매물이라는 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은 생활용품 사업의 안전성에 화장품 사업의 성장성을 강조했다. 기업가치 책정 과정에선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 회사 5곳을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PER(주가수익비율) 29.3배를 적정가치로 내세웠다.


수요예측을 통해 확정된 공모가 2만9100원은 애경산업의 지난해 추정 순이익 382억원을 기준으로 PER 19.8배 수준이다. 결국 시장에선 애경산업의 기업가치를 국내 주요 화장품 종목보다 낮게 본 셈이다. 애경산업 화장품 사업의 경우 주력 브랜드인 에이지투웨니스 매출 중 95% 이상이 '에센스 팩트'에서 나오는 등 확장성에 의문부호가 붙는 상황이다.

또 잠재적 리스크로 꼽히는 '가습기 살균제' 이슈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의 위해성에 대한 실험이 현재 진행중이다. 이 실험에서 위해성이 인정될 경우 소송 결과에 따라 손해배상금 지급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 무엇보다 애경산업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애경산업은 오는 13~14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받는다. 코스피 상장예정일은 오는 22일이다.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화장품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높지 않은데다 애경산업은 아직 생활용품 사업 매출 비중이 화장품보다 크다는 점 등이 기관투자자 평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애경산업의 국내외 화장품 사업 성과가 상장 뒤 주가 흐름에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경산업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의 단일 품목 매출 비중이 편중돼 있다는 지적 등이 수요예측 결과에 반영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국내외 화장품 시장 공략을 강화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40대 아들에 '부엌칼' 던진 아버지…"아들은 처벌 바라"
  2. 2 도박 위해 사채까지 쓴 이진호…이수근이 수천만원 빌려주며 한 조언
  3. 3 동생은 붙잡고, 형은 80번 찔렀다…"피나요, 빨리요" 다급했던 그날[뉴스속오늘]
  4. 4 사채까지 당겨쓴 이진호 빚 원금만 '23억'…"부모님 일" 핑계도
  5. 5 "성수역 퇴근길 지옥" 난리더니…'색깔블록' 등장에 불만 쏙[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