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한국GM, 12일 실사 착수…관전 포인트는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변휘 기자 | 2018.03.12 16:42

이전가격·고금리 차입금·연구개발비 등 의혹 점검…1조7100억원 차입금 만기 연장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왼쪽).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사진=머니투데이 DB
군산공장 폐쇄 조치, 인력 구조조정을 실시 중인 한국GM에 대한 재무실사가 12일 오전 시작됐다. 양 측이 실사를 하자고 합의한 지 19일만이다.

KDB산업은행과 한국GM에 따르면 양측 실무자는 이날 오전 인천 부평구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실사를 위한 킥오프 미팅(Kick-off Meeting)을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전 실사를 위한 킥오프 미팅을 했다”며 “실사 관련 확약서의 상세 내용은 GM과 다소 이견이 있지만 대략적인 부분은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과의 지난주 만남에 대해 “GM이 경영정보 등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던 것을 바로잡기로 했으며 앞으로 상호 신뢰 아래 정보 투명성에 대해 협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국GM 실사 관전 포인트는 △이전가격 △본사 차입금에 대한 높은 이자율(고금리) △연구개발비 등 크게 3가지다.

첫째 이전가격 논란이다. 한국GM은 매출원가율이 93.8%로 국내완성차 4개사 평균 매출원가율(80.1%)보다 13.7% 포인트 높다. 한국GM이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본사에 차량을 판매하는 이른바 ‘이전가격 정책’으로 지나치게 원가율이 높아 이윤을 남기지 못한다는 것이다.

한국GM은 이에 대해 “연구개발비 처리 방식의 문제”라고 해명했다. GM을 비롯한 대다수 글로벌 기업은 연구개발비를 당해년도 ‘비용’으로 분류해 처리하고, 연구가 무르익어 성과가 거의 확실해졌을 때 비로소 이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계상한다. 연간 6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국내 경쟁기업처럼 ‘자산’으로 처리하면 매출원가율이 80%대로 낮아진다는 것이다.

차입금 고금리 논란은 GM이 한국GM에 돈을 빌려주고 연 4.8~5.3%의 높은 이자를 받았다는 것이다. GM이 4년간 챙긴 이자 규모만 4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이에 대해 “5%대 GM 관계사 차입 이자율(고정 연 5.3%)이 산업은행 우선주에 대한 배당률(최고 연 7%)보다 낮기 때문에 합리적 결정이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자본(우선상환주)을 조기에 상환하고, 이를 부채로 전환한 것이 최선이었는지는 따져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연구개발 투자비 부문도 실사 점검 대상이다.

한국GM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2~2016년 이 회사가 연구개발에 투자한 비용은 총 2조9929억원이다. 한국GM의 매출원가 비중이 93%(2016년 기준)로 높은 이유는 연구개발비용의 영향이 크다.

이처럼 한국GM이 최근 5년간 연구개발비에 들인 돈은 3조원에 이르지만 기술사용료(라이센스) 수익은 4770억원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회사 규모가 작은 르노삼성자동차의 기술사용료 수익의 60% 수준이다.

업계는 한국GM이 연구개발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으나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개발은 한국GM이, 성과는 GM 본사가 가져가는 구조가 한국GM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한국GM은 12일 인천시와 경남도에 공식적으로 외국인투자지역(외투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한국GM은 이날 오후 세종시에서 인천시와 경남도의 외투지역 담당 실무자를 만나 각각 외투지역 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으나, 요건이 맞지 않아 반려됐다. 한국GM은 내용을 보강해 13일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산은과 GM은 3월 말~4월 초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연장에도 사실상 합의했다. 지난 7일 엥글 사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4월 초까지 실사가 이어지는 것에 동의했다. 3월 말 만기 7220억원, 4월 1~8일 만기 9880억원 등 총 1조7100억원 차입금에 대해 '실사 이후'로 만기가 미뤄진 셈이다.
한국GM 부평공장 정문/사진=이기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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