뿐만 아니라 이번 동계올림픽은 우리에게도 특별한 의미와 가치가 있는 행사다. 수년 동안 남북간에는 심각한 수준의 긴장과 갈등이 지속됐고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대립도 위험수준을 넘나드는 상황이 전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북한이 파견한 선수단과 함께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함으로써 남북한 대화와 화해의 물꼬를 트는 신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이 이러한 깊은 뜻을 지닌 우리 사회의 큰 행사요, 축제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목소리는 이 행사가 누군가에겐 상처와 실망의 대상일 수 있음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와 같은 대규모 행사의 이면에는 수많은 사람의 한숨과 땀이 있기 마련이다. 축제의 한마당에 즐기는 사람 따로 있고 정작 고생한 사람들이 외면당한다면 그것은 더이상 축제일 수 없다.
무엇보다 자원봉사자들이 이번 동계올림픽을 위해 애썼지만 그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어떤 자원봉사자는 질병에 걸려 식사도 못 하고 격리된 채로 있다가 귀가했다. 한 체육계 고위관계자는 자신의 지위를 악용해 자원봉사자의 안내를 따르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그를 능멸하기까지 했다. 레인보우합창단은 개회식에 참가하는 어린이 단원들에게 30만원이라는 참가비를 받아 돈을 챙기기까지 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이 성공리에 개최될 수 있었던 것은 필요한 재원을 다양한 방식으로 제공한 우리 기업들의 공로도 크다. 정부는 대기업에 입장권 판매를 부탁하는 등 그들의 많은 도움을 받았다. 그렇다면 정부나 조직위는 그들에게 합당한 예우와 홍보 기회를 제공했어야 한다. 실제로는 외국 기업과 CEO(최고경영자)들만이 이러한 혜택을 누렸다는 우리 기업의 원성이 크다.
정부나 조직위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직면한 국민의 불만은 이 행사를 위해 애쓴 사람들의 노력과 마음을 너무나 쉽게 무시한다는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여자컬링대표팀이 단지 메달을 딴 데만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이 앞으로도 정부와 체육계의 관심과 지원 속에 운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러한 국민의 마음을 헤아릴 때 우리 정부는 진정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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