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87년 역사 체부동교회 '생활문화공간'으로 변신 12일 개관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18.03.12 11:15

예배당은 130석 규모 콘서트홀‧연습실 ‘체부홀’로…한옥 별채는 북카페, 세미나실 등 지역주민 열린 공간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 전경/사진=서울시



일제강점기에 지어져 87년 역사를 간직한 옛 ‘체부동 성결교회’가 도시재생방식으로 지역주민과 시민오케스트라를 꿈꾸는 생활문화인들을 위한 거점공간인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로 변신을 완료하고12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임대료 상승으로 한때 없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건물이 품은 역사적 가치를 보존하고 지키려는 주민들과 교인들의 노력, 그리고 서울시가 여기에 힘을 보태면서 지역주민과 서울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지켜낸 결과다.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 건물은 1931년 건축돼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같은 굵직한 근현대사 속에서 옛 모습을 그대로 지켜오면서 쌓인 역사‧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시 미래유산과 서울시 1호 우수건축자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 이 건물은 주변 상권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매각될 상황에 놓였고 지난 2014년 한 중국인 사업가가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매입을 시도했다. 그러나 지역주민과 교인들이 교회 건물 보존을 위해 서울시에 매각을 제안, 시가 이를 수락했고 관련 절차를 거쳐 2016년 5월 건물을 매입했다.

특히, 프랑스와 영국의 근대 건축양식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로, 건축사적으로도 그 가치가 높다. 근대 서양 건축양식인 목조 트러스 구조의 천장, 남녀의 출입을 구분하기 위해 별도로 낸 출입구의 흔적, 1930년대 민가에서 많이 사용하던 꽃담 등 건물 곳곳에 숨어있는 근현대 건축양식을 찾아보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를 준다.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는 건물 외관은 원형을 보존해 역사적‧건축사적 가치를 살리고, 내부는 전면 보수해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조성됐다.

기존 예배당 건물은 생활문화, 특히 오케스트라‧밴드 등 음악 분야 활동공간인 ‘체부홀’이 됐다. 내부는 130여 석 규모의 콘서트홀과 연습실로 구성돼 있으며, 더블베이스 등 오케스트라 연주에 필요한 다양한 악기를 보유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대관 신청 후 이용할 수 있어 평소 공연장이나 연습공간 구하기가 어려웠던 생활예술 동아리들의 아지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오래된 건물의 트러스를 그대로 노출시켜 높은 천장이 깊고 풍부한 사운드를 선사하고, 전문가의 음향설계가 벽체에 반영돼 오케스트라 공연‧연습에 최적화된 공간으로 조성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아울러 집안에 방치돼있거나 고장난 악기를 기증 받아 악기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임대해주는 ‘악기뱅크’, 클래식 악기를 배울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 중에 있다.

체부홀 입구 반대편으로 난 통로를 따라가면 교회와 역사를 함께 해온 아담한 한옥 별채인 ‘금오재’가 나온다. 이곳은 차 한잔과 함께 책을 읽을 수 있는 북카페(마실)와 소모임‧강의 등을 개최할 수 있는 세미나실(사랑) 등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특히 체부홀 내부에서 통창을 통해 금오재로 이어지는 공간은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져 가장 멋진 공간으로 손꼽힌다.

대관(체부홀, 금오재 세미나실) 및 생활문화강좌 신청 접수도 진행 중이다. 대관 신청은 체부홀은 반기별, 세미나실은 분기별로 할 수 있으며, 시범운영기간인 올상반기에 한해 무료로 대관한다. 생활문화강좌는 4~6월(3개월 간) 캘리그라피, 자수, 전통‧클래식 악기 등 6개 강좌가 열릴 예정이며,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 는 운영시간은 화~일요일 10시~22시(매주 월요일, 1월1일, 설‧추석연휴 휴관)이며, 북카페는 10시~19시(동절기는 18시까지)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운영사무국(전화 6272-0111, 팩스 6272-0222)으로 하면 된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는 서울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미래유산 ‘체부동 성결교회’의 역사가 이어지는 의미 있는 공간”이라며 “체부동 생활문화지원센터로 새롭게 태어나 시민오케스트라를 꿈꾸는 생활문화인들의 새로운 아지트이자, 지역주민들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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