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보안업계도 '한우물'론 부족하다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18.03.13 03:00

복잡해지는 IT 환경 대응 위한 고객 요구↑·글로벌 무대 나서기 위해선 규모 갖춰야

“대중차를 만들던 폭스바겐이 지금은 럭셔리카를 포함해 12개 브랜드를 갖고 있는 세계 1위 완성차 그룹으로 성장했습니다. 우리 업계도 폭스바겐 그룹처럼 해야 합니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국내 보안회사 대표가 국내 보안산업의 미래를 얘기하다 느닷없이 독일 폭스바겐 그룹 얘기를 꺼냈다. 더 이상 하나의 기술력만 갖고 국내는 물론 해외 시장에서도 승부를 볼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무엇보다 갈수록 복잡해지는 정보기술(IT)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사용자의 요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적 요인을 들 수 있다. 기업체 보안담당자들의 요구사항을 단순화하면 ‘우리의 고민거리를 최대한 줄여달라’는 것이다. 지능형표적공격(APT)의 경우 시스템과 사용자 PC 보안은 물론 빅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보안관제 등 어느 한 부분도 소홀히 해선 막을 수 없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종합적인 보안 솔루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빠르게 변해야 하는 이유다.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몸집을 키우는 일은 불가피하다.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밥 먹듯 하고 있다. 미국계 보안기업 시만텍이 대표적이다. 2016년 웹 보안 솔루션 선도업체인 블루코트를 전격 인수한 시만텍은 지난해에도 모바일 보안 전문업체 스카이큐어와 이스라엘 엔드포인트 보안업체 파이어글래스를 잇따라 사들였다. 시스코도 최근 4년간 10여개 보안회사를 인수하며 네트워크에서 클라우드 보안 등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 가지 분야에 특화된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빠르고 복잡한 환경에서는 통합적인 대응이 속도전에서 더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글로벌 기업들이 입증하고 있다. 우리 증시에 상장된 20여 곳을 포함해 보안업한 대부분이 개별 제품이나 서비스로 승부를 보는 곳들이다. 안타깝게도 십수 년째 '글로벌 앞으로'를 외치고 있지만 제자리 걸음인 곳들이 대부분이다. 뭉쳐서 시너지가 난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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