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올 1~2월 현대차 중국 판매량은 9만5600여대(도매기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1.8% 감소했다. 기아차는 올 5만1700여대를 판매해 지난해보다 15.5% 줄었다. 기아차는 딜러와의 분쟁으로 지난해 초부터 급격한 판매 감소를 보인 탓에 상대적으로 감소폭이 작다.
현대차의 부진은 사드 보복이 첫 번째 원인이지만 현대차 자체 경쟁력 저하도 무시할 수 없다. 현대·기아차는 2012년 점유율 10.5%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그렸다. 소형 SUV(다목적스포츠차량)로 소비트렌드가 변하는 것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출시한 현대차의 중국현지전략 SUV모델인 ‘ix35’는 12월과 올 1월 1만대 이상 판매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반면 지난해 9월 출시한 세단형 전략모델인 기아차 ‘페가스’는 1월 판매가 1600여대에 그쳤다. 야심차게 내놓은 중형 SUV ‘KX7’도 큰 재미를 못 봤다.
현대차의 부진은 중국 내 생산 가능량(캐파)이 늘어나는 시점이어서 더 뼈아프다. 지난해 충칭공장 완공으로 올 중국 생산 캐파는 147만5000로 2016년과 비교해 34.1% 늘었다. 반면 올 현대차 중국 판매목표는 90만대로 2년 전 판매량보다 21.2% 줄었다.
현대차는 올해를 판매 회복으로 가는 길목으로 본다. 올 목표로 삼은 90만대는 사드 영향이 컸던 지난해 판매량(78만5000대)를 감안하면 보수적인 수준이다. 기아차는 전년보다 25% 늘어난 45만대가 목표다.
현대차는 올해 공격적인 SUV 라인업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중국 시장의 SUV 점유율이 5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현대차는 SUV 비중은 30%대에 그치고 있다. 첫 번째는 지난해 6월 국내에 선보인 ‘코나’의 중국 버전인 ‘엔시노’이다.
기아차는 올 2분기와 3분기 각각 신형 SUV NP, QE(이상 프로젝트명)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에 기아차는 올 4분기를 중국 판매회복의 적기로 보고 있다.
신형 엔진도 눈여겨 볼 점이다. 이달 출시한 기아차 신형 ‘K3’에 처음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엔진이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 스트림이 확대 적용되면 연비 경쟁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한중관계정상화 발표 후 정서적인 면에서는 사드 보복이 많이 약화된 상태"라며 "현대·기아차가 경쟁력있는 차종을 중국시장에 내놓는 것이 회복의 열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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