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은행권 한국GM 협력업체 외담대 회수…기업은행만 1300억

머니투데이 한은정 기자 | 2018.03.04 16:11

우리은행 2016년·경남은행 2분기 이어 하나·신한은행 4분기에 거둬들여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에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이하 외담대)을 모두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한국GM 협력업체에 외담대를 보유하고 있는 곳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외담대는 납품업체가 물품 구매기업(원청기업)이 지급하는 외상매출채권(어음)을 담보로 은행에서 받는 대출이다. 추후 외상매출채권 만기가 돌아오면 원청기업이 이 대출금을 대신 상환한다. 다시 말해 외담대는 원청기업의 신용도를 기반으로 납품업체가 대출을 받는 구조다. 지난해 4분기에 은행들이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외담대를 모두 회수했다는 것은 한국GM의 대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4일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외담대 한도를 축소해오다 지난해 4분기에 대출을 전액 환수했다.

KEB하나은행은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외담대 한도를 2015년말 2000억원에서 2016년말 1500억원, 지난해 2분기말에는 1000억원으로 줄였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500억원, 250억원으로 한도를 축소했다.

BNK경남은행은 한국GM 협력업체 외담대를 이보다 1년 빠른 2014년말 300억원에서 2015년말 200억원, 2016년말 100억원으로 조정한데 이어 지난해 2분기에는 모두 회수했다. 우리은행은 당초 4000억원이던 외담대 한도를 2015년말 3000억원으로 줄인 뒤 2016년에 모두 거둬들였다.

현재 대출을 유지하고 있는 곳은 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외담대 한도는 2015년말 1700억원에서 2016년말 1500억원으로 줄이고 지난해 2분기말에는 715억원까지 축소했다가 다른 은행들이 외담대 회수에 나서자 이후 다시 증액하기 시작해 지난해 3분기말 1057억원, 4분기말 1313억원에 이어 올해 1월말에는 1326억원으로 늘렸다.


은행들이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외담대 한도를 줄이기 시작한 시점은 한국GM이 당기순손실을 내기 시작한 시기와 일치한다. 한국GM은 2014년 3534억원을 시작으로 2015년 9868억원, 2016년에는 6315억원, 지난해에는 9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한국GM 협력업체들도 한국GM의 적자 전환 시점과 맞물려 자금난을 겪기 시작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은행권의 한국GM 협력업체 외담대 한도는 2014년말 9000억원에서 2015년말 7900억원, 2016년말 3600억원, 지난 1월말 기준으로는 1326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말 이후 3년간 7674억원, 85%가 줄었다.

한국GM이 계속 적자를 내면서 지난해 3분기부터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자 시중은행 가운데 마지막으로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도 외담대 회수에 나섰다. 이 시기는 GM이 2002년 옛 대우차(현 한국GM)를 인수하면서 약속한 '15년간 경영권 유지' 약속 기한(지난해 10월16일)이 끝난 때와도 일치한다.

한국GM 협력업체에 대한 은행권 외담대 한도가 줄어드는 동안 전체 외담대 규모는 2014년 28조2386억원에서 지난 1월말 32조3115억원으로 오히려 14% 늘었다. 업종별로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체에 대한 외담대 한도가 같은 기간 5조2628억원에서 5조6201억원으로 7%가량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GM 협력업체를 제외한 자동차 관련 납품업체에 대해서는 외담대가 활발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청기업인 대기업의 신용등급이 치명적으로 악화돼 추후 대출금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외담대를 거둬들이는데 한국GM에 대해서도 은행권이 공통적으로 같은 판단을 내렸을 것"이라며 "시중은행 외담대 축소의 풍선효과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 외담대 한도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베스트 클릭

  1. 1 "건드리면 고소"…잡동사니로 주차 자리맡은 얌체 입주민
  2. 2 "나랑 안 닮았어" 아이 분유 먹이던 남편의 촉…혼인 취소한 충격 사연
  3. 3 [단독]음주운전 걸린 평검사, 2주 뒤 또 적발…총장 "금주령" 칼 뺐다
  4. 4 "역시 싸고 좋아" 중국산으로 부활한 쏘나타…출시하자마자 판매 '쑥'
  5. 5 "파리 반값, 화장품 너무 싸"…중국인 북적대던 명동, 확 달라졌다[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