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부상한 류허…미·중 무역갈등 조정 나선다

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진상현 특파원 | 2018.02.26 10:26

2월27~3월2일 워싱턴 방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면담…부총리 내정 이어 인민은행 총재 겸임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고교 동창으로 '경제브레인'인 류허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 및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원이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미중간 무역 갈등 조정에 나선다. 이미 국무원 부총리에 내정된 데 이어 인민은행 총재 겸임설이 부상하는 등 시진핑 2기 경제 정책을 책임질 인사로 전면 부상하는 모습이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들에 따르면 류 주임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워싱턴을 방문하며 이 기간 동안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악화되고 있는 미중 양국의 무역 갈등 해소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류 주임은 이번 방문에서 대중 무역 압박 공세를 높여가고 있는 미국의 정확한 의도와 요구사항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최측근인 만큼 미중 정상이 이 문제를 풀어가는데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 중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높은 관세 또는 쿼터(할당) 부과를 제안하는 내용의 '무역확장법 232조' 보고서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앞서 한국과 중국 태양광 패널에 대해서도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발동헸다. 중국은 미국의 지나친 보호주의에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미국산 수수 등 농산물 반덤핑조사 발동 등 대응 조치를 강구중이다.

류 주임은 지난해 10월 제 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이후 시작된 '시진핑 집권 2기'들어 가장 주목받는 경제 관료다. 공급측 구조개혁을 근간으로 한 '시코노믹스'의 설계자로 이미 무대 뒤에서 중국 경제 정책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쳐왔지만 이제는 무대 위로 전면 부상했다.


류 주임은 다음달 열리는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에서 국무원 부총리에 오를 예정으로 지난해 11월 새롭게 출범한 최고위 금융감독기관인 금융안전발전위원회 주임직도 겸임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퇴임할 예정인 저우샤오촨 총재에 이어 인민은행 총재직도 겸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990년대 주룽지 전 총리가 부총리 시절 인민은행장을 겸임한 사례가 있다.

SCMP는 지난 23일 류 주임이 재경부처 장관 6명으로 구성된 '경제팀'을 이끌며 직접 시 주석의 지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허 경제팀'에는 궈수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류스위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임, 이강 인민은행 부행장, 허리펑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주임, 샤오야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주임, 딩쉐둥 국무원 부비서장 등 6명이 거론됐다. 류 주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리커창 국무원 총리가 사실상 배제되고 시 주석이 류 주임을 통해 경제 정책도 직접 관장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직제상으로는 류 주임이 리 총리 밑의 4명의 국무원 부총리 중 한명이지만 경제 정책과 관련해선 영향력이 리 총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류 주임이 이처럼 중용되고 있는 것은 '실력'에다 막강 권력자 시 주석의 신임까지 함께 받고 있기 때문이다. 류 주임은 1960년대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101중학에서 시 주석과 함께 수학했고 2003년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에 임명돼 주룽지, 원자바오, 리커창 등 3명의 총리 밑에서 경제정책의 초안을 마련했다. 시 주석이 2013년 중국을 방문한 토마스 도닐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이 사람의 이름은 류허, 나에게 있어 아주 중요한 존재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신임이 두텁다. 올해 초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에 류 주임이 중국 대표로 참석한 것도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 지난해 다보스포럼에는 시 주석이 직접 참석해 연설을 했다.

베스트 클릭

  1. 1 김호중 콘서트 취소하려니 수수료 10만원…"양심있냐" 팬들 분노
  2. 2 이 순대 한접시에 1만원?…두번은 찾지 않을 여행지 '한국' [남기자의 체헐리즘]
  3. 3 11만1600원→44만6500원…미국 소녀도 개미도 '감동의 눈물'
  4. 4 [영상] 가슴에 손 '확' 성추행당하는 엄마…지켜본 딸은 울었다
  5. 5 '100억 자산가' 부모 죽이고 거짓 눈물…영화 공공의적 '그놈'[뉴스속오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