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교장들 잇따라 해임…동구학원에선 무슨 일이

머니투데이 오세중 기자 | 2018.02.28 16:59

서울교육청 '교장 해임 부적절' 지적…동구학원 해임 강행

동구여중 오환태 교장에 대한 동구학원측의 해임 통보서./사진=동구학원 소속 학교 자료
동구마케팅고 교장에 대한 '밀실해고' 의혹에 휩싸인 학교법인 동구학원이 동구여자중학교 교장에게 해임 통보를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동구 정상화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8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서울교육청이 관선이사를 파견하고 새롭게 공모를 거쳐 동구마케팅고 교장, 동구여중 교장을 임용했는데 동구학원 측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26일 동구마케팅고 교장 임용 취소에 대해 '해고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는데도 학원측은 마케팅고 교장에게 직위해제를 통보하고 동구여중 교장에게도 잇달아 해임을 통보했다.

동구마케팅고와 동구여중을 운영하는 동구학원은 지난달 22일 동구마케팅고 권대익 교장을 해임했다. 권 교장은 교장 자격증을 취득 후 6개월 내 자격연수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안 지켰고, 임용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해임됐다.

지난 13일 발송된 동구여중의 오환태 교장 해임 통보 사유는 자격연수 규정 미달, 임용절차의 하자라는 권 교장과 동일한 이유 외에도 교장 인사청탁 의혹이 추가됐다.

동구학원측 관계자는 "권 교장은 중징계를 받아야 할 사람으로 재단측이 자격상실을 알려주는 방법으로 선처를 해주는 차원에서 해임 통보를 한 것"이라며 "유사한 문제외에 채용 청탁 의혹 등으로 오 교장도 해임 통보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동구 학원측의 두 교장에 대한 해임 사유 설명과 달리 동구 정상화 대책위와 학교 관계자의 증언은 사뭇 달랐다.

동구 정상화대책위와 학교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학원측의 해임 통보가 관선이사 파견 상황에서 임명된 교장들을 단순히 인정 안하는 것이 아니라 불거졌던 학교비리와 관련 '미운 털 박힌 인사 빼기'라는 지적이다.


동구학원 소속 학교 관계자는 "지금도 고충을 겪고 있는 마케팅고의 안종훈 교사의 재단 비리 공익 제보 후 이를 지지한 교사들은 재단 측에게 '눈엣가시'였을 수 있다"며 "현재 해고 통보를 받은 교장들도 공모를 통해 정상적으로 임명됐지만 재단 비리를 지적한 이들과 같은 입장이라는 감정의 연장선상에서 미움을 샀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측이 언급한 부정청탁에 의한 교장 임명 등에 대해서도 " 경찰 수사가 이뤄졌고, 혐의 없음으로 이미 판정이 났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학교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해임을 통보했다고 하는데 소명할 기회를 준 것도 아니고, 연말 학교 행정이 많은 상황에서 갑자기 통보해 나가라고 하는 것이 오히려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역시 지난달 동구마케팅고 권 교장 임용 취소 문제가 불거졌을 때 동구학원측에 권 교장 자격연수의 경우 유예를 통해 아직 연수를 받을 수 있는 시일이 남아있고, 교장자격요건 충족여부도 "교육청에서 판단할 사항으로 법인에서 임의로 판단할 사항은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해고 부당성이 확인될 시 시정요구에 나설 것이고, 임용절차 역시 내부 의사에 따라 공모절차를 통해 임용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동구학원이 자신들의 비리를 지적한 소속 학교 인사들에 대해 '인사전횡'을 휘두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두 교장 모두 서울시교육청이 파견한 관선이사가 임명 했고, 동구학원 비리에 목소리를 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교육청의 '해고부적절' 경고에도 불구하고 동구학원이 오 교장의 해임과 권 교장의 직위해제도 추가로 통보하면서 교육청과의 갈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번 동구여중 교장 해임 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이 어떤 입장을 낼 지도 주목된다.

한편, 동구학원은 지난 2016년에 교육청의 교직원 징계요구에도 불응해 이사진 전원이 임원취임승인 취소처분(해임)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동구학원은 교육청을 상대로 낸 해임취소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해임된 이사진 중 임기가 남은 3명이 재단으로 복귀했고, 이후 관선이사 당시 임명된 교장들을 잇달아 해임 통보하면서 내홍이 끊이질 않고 있다.
권대익 동구마케팅고 교장 해임에 이어 직위해제 통보서./사진=동구학원 소속 학교 자료

베스트 클릭

  1. 1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2. 2 의정부 하수관서 발견된 '알몸 시신'…응급실서 실종된 남성이었다
  3. 3 "나이키·아디다스 말고…" 펀러닝족 늘자 매출 대박 난 브랜드
  4. 4 BTS 키운 방시혁, 결국 '게임'에 손 댔다
  5. 5 월급 그대론데 지갑 빵빵해졌다?…평택 '이 동네' 함박웃음 짓는 이유[르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