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車 GM매각 스토리 재조명…김우중 "헐값에 넘겼다"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 2018.02.22 14:52

2002년 매각 당시 GM이 투입한 금액 4억달러...김우중 회고록서 '헐값 매각' 주장

"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에 인수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2014년 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를 통해 밝힌 내용이다. 김 전 회장은 GM이 각종 혜택을 받으며 2002년 당시 '대우차를 거저 갖고 갔다'고 주장한다.

물론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상당하다. 경영실패와 매각 무산으로 당시 대우차의 인수 가치는 제로(0)였다는 설명이다. 실제 당시 상황은 어땠을까.

◇GM, 대우차 인수 당시 투입금은 4억달러...김우중 "거저 가져갔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2000년 부도가 나며 법정관리에 들어간 대우차를 시장에 내놨고, 2002년 GM이 인수를 확정한다. GM은 대우차의 자산 등을 인수하기 위해 GM대우를 설립했다. 지금의 한국GM이다.

GM대우 설립에는 GM이 총 4억달러를, 산업은행이 2억달러를 출자했다. 설립된 GM대우는 대우차 군산공장과 창원공장, 베트남 생산법인 및 해외판매법인을 12억달러에 인수했고, 인수 자금은 채권단에 상환우선주 12억달러를 발행해 조달했다.

또 기존 영업부채 5억7300만달러도 함께 넘겨받았는데, 대신 채권단은 시설투자 및 운영비 명목으로 20억달러를 장기 대출해주는 협약을 체결했다. 인수 당시 GM이 투입한 현금은 4억달러(약 4000억원)가 전부인 셈이다. 당시 GM이 인수한 인수자산 순액(자산-부채)은 1조3838억원이다.

이를 두고 김 전 회장은 "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에 인수한 거나 마찬가지이다. 인수가격이 12억달러다. 20억달러다 얘기하지만 산은한테 20억달러 자금지원 받고, 각종 좋은 조건이란 조건은 다 붙였으니까 거저 갖고 갔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어 “GM이 경쟁사들보다 중국에 제일 늦게 진출했지만 지금은 중국시장에서 1등이 됐다. 거기서 많이 판 차들이 뷰익, 쉐보레인데 그 차들이 사실은 대우의 누비라, 마티즈, 라노스 모델이다, GM이 대우를 인수했기 때문에 2000년대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개발하는데 1조원 이상 들였던 자동차 신모델들도 그냥 넘겨줬고, 대우중공업에 있던 티코(마티즈) 생산라인도 대우차를 팔 때 함께 줬다. 이거 다 따지면 GM은 대우차를 거의 공짜로 갖고 간 것"이라고 전했다.

◇인수 당시 대우차 가치는 0원...가격보다는 고용이 우선= 김 전 회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도 강하다. 책이 출간될 때 한국GM을 이끌고 있었던 세르지오 호샤 전 사장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현실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김 전 회장에게 일침을 놨다.

그러면서 "(GM은) 한국GM 고객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 무엇인가 고민했다"며 "GM이 대우를 인수한 후 여러 어려운 도전 과제가 있었지만 저희는 한국경제 발전에 이바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99~2002년 GM 인수팀과 함께 일했던 관계자도 "당시 대우차의 가치는 거의 없다"고 말한다. GM 매각 이전 대우차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는 포드였다. 하지만 포드가 매각협상 중 인수를 포기했고, 예비후보였더 현대차, 다임러, 피아트도 모두 포기해 매각이 무산된 바 있다.

관계자는 "다른 기업들이 인수를 모두 포기해 GM만 남아있던 상태였다"며 "그나마 GM은 대우차와 같은 차량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어 비용적인 면에서 좀 더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때는 대우차가 얼마에 팔리는가보다는 어떻게 하면 고용을 유지하고, 대우차가 자생할 수 있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했다"며 "GM이 대우차를 인수하면서 고용을 모두 승계한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당시 산업은행은 부실기업을 매각하는데 성공했다며 호평을 받았다. 매각에 실패했다면 대우차의 빚은 고스란히 국내 금융권이 짊어져야 했다. 특히 1만8000명에 달하는 대우차 직원들의 생계도 큰 문제였다. 한국GM은 인수 당시 빌린 자금을 모두 상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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