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스 히딩크 전 한국 국가대표축구팀 감독(72)과 밥 데용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코치(42)의 나라로 국민들의 호감이 높았던 네덜란드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분위기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네덜란드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의 행동이 잇따라 구설수에 올라서다.
논란은 지난 21일 처음 불거졌다.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얀 블록후이센이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이 나라에서 개를 좀 더 잘 대해달라"고 말한 뒤 떠났는데, 한국 문화를 조롱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어 네덜란트 팀추월 대표팀 선수들이 네덜란드 올림픽위원회로부터 받은 큰 상패를 관중에게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다 한국 관객 2명이 맞고 부상 당하는 사고까지 발생하자 논란이 커졌다. 결국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이 22일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네덜란드는 국민들에게 호감이 높은 대표적인 나라로 꼽혀왔다. 특히 네덜란드인인 히딩크 전 감독과 밥 데용 코치의 역할이 컸다.
히딩크 전 감독은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국가대표축구팀을 역사상 처음으로 4강에 진출시켰다. 많은 국민들이 히딩크 전 감독에 열광했다. 귀화 여론과 함께 '히동구'라는 한국식 애칭까지 얻었다. 최근까지도 히딩크 전 감독을 다시 모셔와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다.
지난해 5월부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 대표팀 코치로 활약 중인 밥 데용 코치는 빙상계의 히딩크다. 한국에서는 그를 박대용이라 부르기도 한다. 지난 2010년 밴쿠버올림픽 당시 1만m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승훈 선수를 시상식에서 목마 태워주는 장면으로 유명해졌다.
지난 19일에는 논란이 됐던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팀추월 준준결승 경기 직후 울고 있는 노선영 선수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국민 호감'으로 등극했다.
이 같은 네덜란드가 관련 사건을 겪은 뒤 이미지가 실추되는 분위기다. 직장인 이지용씨(29)는 "물론 일부 선수들의 문제이긴 하지만, 네덜란드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안 좋게 바뀌었다"고 말했다. 주부 김소희씨(31)도 "히딩크의 나라 네덜란드인데,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보인 모습 때문에 솔직히 좀 깨긴 했다"며 "그래도 일부의 문제를 전체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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