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에 집중하고 기술에서 답을 찾겠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된 ‘네이버 커넥트 2018’에 참석해 “내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네이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재정의해보는 한 해가 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해 어느 때보다 혹독한 한 해를 보내야 했다. 스포츠 섹션 고의 편집, 뉴스 댓글 조작 의혹 등 각종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검색 시장 독과점 혐의로 공정위 조사도 진행 중이다. 한 대표는 “수많은 정보가 유통되는 플랫폼으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의 무게를 뼈저리게 느낀 한 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위기 돌파구로 네이버가 내놓은 해법이 기술 플랫폼 전략이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창작자와 중소상공인 지원 프로그램인 ‘프로젝트 꽃’을 추진 중이다. 한성숙 대표가 진두지휘해온 동반성장 전략이다. 중소상공인, 창작자들에게 인공지능(AI)·빅데이터·클라우드 등 미래기술과 네이버 서비스를 창업과 사업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기반으로 네이버도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쇼핑·창작도구까지 AI기술 접목=이날 행사에서 한 대표는 창작자와 스몰 비즈니스를 위한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하겠다고 밝혔다. 가령 판매자가 상품 이미지를 올리면 AI가 이를 분석해 적절한 검색 태그를 제안하고 코디 연관 상품도 자동으로 추천해준다는 것. 모바일 주제판인 쇼핑판 ‘AiTEMS’ 영역에는 단골 고객들에게만 노출되는 공간도 마련된다. AI 스피커 쇼핑 서비스도 개설된다. 네이버 AI스피커 ‘웨이브’를 통해 연내 생필품을 시작으로 판매상품을 확대한다. 음성 기반의 간편결제 기능도 갖출 예정이다. 창작자들을 위해 글로벌 라이브 방송 상황에서 화면을 자동으로 꾸밀 수 있는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 기술 도입도 추진된다.
한 대표는 “올 해는 검색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의 결합으로 창작자와 중소상공인이 사용자와 만나는 시·공간을 확장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가 현재 운영 중인 파트너스퀘어 공간은 온·오프라인 창업 인큐베이터로 진화된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 1월 한성숙 대표 직속조직으로 ‘창업성장지원 TF’를 신설했다. 파트너스퀘어는 현재 역삼점과 부산점까지 설립됐으며, 올해 광주와 대전 지점이 오픈된다.
◇네이버, 日 검색시장 재진출=네이버는 이날 글로벌 검색 시장 진출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도 시사했다. 한 대표는 “올 한해는 지금까지 네이버의 핵심 서비스였던 검색과 미래 기술인 클로바를 합쳐 글로벌로 나가는 중요한 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최근 클로바(네이버 AI플랫폼)와 검색 사업부를 ‘서치&클로바’ 조직으로 통합했다. 서비스 운영 경험과 기술력을 합쳐 글로벌 시장에 다시 한 번 도전하기 위한 포석이다. 서치앤클로바의 리더는 라인 신화를 일궈낸 신중호 CGO(글로벌전략책임)이 맡았다.
네이버는 앞서 2000년 네이버재팬을 설립한 뒤 여러 차례 일본 검색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셔왔다. 하지만 그 당시 경쟁상황과 달리 지금은 일본과 동남아 지역에 상당한 ‘라인’ 사용자 기반을 갖추고 있는 만큼 승산이 충분하다는 게 네이버의 판단이다. 일본과 동남아 등 라인 사용인구가 많은 국가에 우선 진출한다는 방침이지만, 구체적인 서비스 형태는 아직 내부 논의 중이다.
네이버의 글로벌 기술 투자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AI 등 기술투자에 4000억원 규모를 투자했다. 한 대표는 “올해 투자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며 “AI와 동영상 기술투자, 자율주행차 등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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