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호조 현대오일뱅크, 몸값 10조 노린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 2018.02.21 16:18

지난해 실적 대폭 향상에 올해도 성장 전망…기업가치 최대 10조원 가능 관측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실적 향상을 등에 업고 최대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 책정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도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가운데 정유기업의 저평가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상장을 위해 사내 테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올 하반기 예비심사청구에 나설 전망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다.

기업가치 문제로 그동안 상장에 어려움을 겪은 현대오일뱅크에 올해 상장 적기를 맞았다. 지난해 실적이 대폭 향상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16조3762억원, 영업이익은 1조2605억원으로 전년대비 각각 37.7%, 30.5% 증가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9784억원으로 전년대비 32.6%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가 1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선 올해 실적 흐름이 중요한 변수다. 실적 성장을 지속하는 모습을 보여줄 경우 보다 높은 가치를 끌어낼 수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 현대오일뱅크가 유가상승, 카본블랙공장 가동효과 등을 통해 실적 향상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예상 실적은 매출액 19조6830억원, 영업이익 1조3410억원이다. 전년대비 각각 20.1%, 6.3% 증가한 수치다.

동종업계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해도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가치 10조원은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국내 시장에서 정유기업은 통상적으로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의 6~7배 수준에서 가치를 인정받는다. 현대오일뱅크의 올해 예상 EBITDA는 1조6690억원으로, 6배를 적용할 경우 약 10조원이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정유기업의 현재 시장가치를 살펴보면, 지난해 실적 기준 PER(주가수익비율)가 SK이노베이션 7.2배, 에쓰오일(S-Oil) 11배다.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1조원의 순이익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기업가치 10조원은 PER 10배 수준으로 불가능한 밸류에이션은 아닌 셈이다. 정유업계 3위인 에쓰오일의 현재 시가총액은 13조5099억원이다. 현대오일뱅크는 4위다.

최근 정유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현대오일뱅크에 호재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약세에 따른 정제마진 안정세로 그동안 증시에서 소외된 정유업종에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유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내 정유기업은 정제마진에 따라 수익성의 변동이 크기 때문에 공모절차를 밟는 동안 사업환경이 우호적으로 유지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현대오일뱅크의 비정유사업을 비롯한 사업 다각화 전략에 대한 시장의 평가와 구주매출 비중 및 공모 규모 등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정유기업이 대체로 좋은 실적을 낸 데다 앞으로 주가 전망이 밝다는 점도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 향상세를 보여준다면 기업가치 10조원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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