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마천루…엘리베이터 '2000년만의 혁명' 만든다

머니투데이 김신회 기자 | 2018.02.21 16:42

케이블과 도르래 대신 자기부상…수직은 물론 수평이동도


세계적인 초고층 건물 건설 붐이 엘리베이터업계의 혁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웬만한 건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의 기원은 2000년 전 로마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콜로세움에서 혈전을 앞둔 검투사와 사자를 비롯한 맹수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경기장에 올랐다고 한다. 도르래로 줄을 끌어 올리고 내리는 기술은 지금의 엘리베이터와 다를 게 없었다. 노예 대신 전력을 쓰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문제는 2000년 전 기술만으로는 갈수록 높아지는 건물 높이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최신호에서 초고층 건물이 '엘리베이터 혁명'을 몰아붙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카이스크래퍼(고층건물)센터에 따르면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의 '브루즈칼리파'는 높이가 828m에 이른다. 전 세계에 300m가 넘는 건물 수는 127개에 이르고 200m, 150m 이상인 건물은 각각 1320개, 4254개에 달한다. 비즈니스위크는 향후 2년 안에 높이가 최소 250m인 건물이 187개 들어설 것이라며 이는 20세기의 3배에 이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착공한 '제다타워'는 2020년 이후 완공될 예정으로 세계 최초로 높이가 1㎞에 이를 전망이다.

엘리베이터업계에 갈수록 높아지는 마천루 높이는 도전이자 기회다. 핀란드의 콘, 독일 티센크루프, 미국 오티스, 스위스 쉰들러, 일본 미쓰비시 등 세계 5대 엘리베이터업체들이 혁신을 서둘고 있는 이유다. 콘은 최근 높이가 350m에 달하는 실험실을 다시 열었고 티센크루프도 246m에 이르는 실험용 타워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이른바 '멀티'(Multi)라는 이름의 자기부상 기술로 케이블과 도르래를 쓰지 않는 엘리베이터를 2020년에 선보일 계획이다. 수직은 물론 수평 이동도 가능하다고 한다.


제다타워에 들어설 엘리베이터 57기를 만들기로 계약한 콘은 강철 대신 탄소 섬유를 이용한 '울트라로프'라는 이름의 케이블을 쓸 계획이다. 강철 케이블과 달리 윤활유를 쓸 필요가 없고 진동도 덜 하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위크는 막대한 수익이 엘리베이터업체들의 혁신을 부추긴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도니아그룹에 따르면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따른 글로벌 매출이 2016년 967억달러에서 2021년에는 1140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면에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의 마천루 건설 붐이 있다. 콘이 2015년 중국에 235m 규모의 실험실을 마련하고 오티스도 이 나라에 270m 높이의 실험용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이유다.

콘은 현재 500m 이상으로 건설 중인 7개 건물 가운데 5곳에 엘리베이터를 시공하기로 했는데 설치 가격이 엘리베이터 1기당 50만~1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10년 전부터 중국시장에 공을 들인 이 회사는 강력한 매출 성장세에 힘입어 비금융업종 가운데 핀란드 최고 기업으로 성장했다. 주가는 10년 만에 5배 뛰었다.

주목할 건 초고층 빌딩일수록 엘리베이터 속도를 높이는 게 관건이지만 인체의 한계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귀의 가장 안쪽 부분인 내이가 초속 10m 이상의 속도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엘리베이터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오티스가 시공한 브르즈칼리파의 엘리베이터 속도가 초속 10m쯤 된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
  5. 5 "아이가 화상 입었네요"…주차된 오토바이에 연락처 남긴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