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동로봇은 기존 산업 로봇보다 섬세한 움직임이 가능하다. 안전 펜스 없이도 사람 옆에 배치될 수 있다. 품목이 변경될 때엔 생산라인을 수정할 필요가 없이 재배치할 수 있다. 다양한 공정에 쉽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게 사람과 큰 차이점이다. 고객별 맞춤형 주문생산을 위한 다품종 소량생산 시스템에 유리하다.
미국 벤처캐피털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협동로봇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약 68%씩 고속 성장한다. 2022년이면 약 6조5660억원이 될 전망이다. 현재 협동로봇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산업용 로봇 시장의 2.1% 수준이다. 그런데 이 비중이 4년 뒤에는 28.6%로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과 미국 등 로봇 강국은 수년 전부터 다양한 모델을 출시해 협동로봇 시장 선점에 나섰다. 미국 리싱크 로보틱스의 박스터, 일본 화낙의 CR-35iA 등이 대표적이다.
세계 4위 로봇 생산국인 한국도 협동로봇 시장에 발을 들였다. 두산은 2년 연구개발을 통해 협동로봇 4개 모델 생산기술을 확보하고 지난해 양산에 돌입했다. 한화테크윈도 지난해 협동로봇 HCR-5를 출시했다.
특히 오차범위 0.1mm의 반복 정밀도를 갖춘 두산의 협동로봇은 사람이 손으로 하는 섬세한 작업도 함께 수행이 가능하다. 로봇의 6개 축에 탑재된 센서도 정밀도를 높인다.
두산 관계자는 "센서를 통해 축마다 전해지는 힘을 더 정확하게 감지할 수 있다"며 "주변 물체와 미세한 접촉도 감지할 수 있어 사람과 같은 공간에서 작업해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간의 손재주를 훔쳐 인간과 같은 일을 하기 시작한 로봇의 다음 미래는 두산의 협동로봇이 생산되는 수원공장에서 단서가 보인다.
이 공장 주요 공정에서는 협동로봇이 사람과 함께 완제품을 만들어낸다. 물리적 단계에서 로봇이 로봇을 생산하는 것이다. 스마트공장의 두뇌 역할을 하기 시작한 AI가 더욱 진화해 정밀화된 로봇을 제어하기 시작하면 결국 AI가 스스로를 창조하게 될 수 있다.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이 예견한 이른바 '특이점'(AI가 인류의 지능을 초월해 스스로 진화해 가는 기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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