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블랙팬서' 흥행과 스크린 투어리즘

머니투데이 김건우 기자 | 2018.02.21 05:00
전세계적으로 4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는 영화 ‘블랙팬서’의 부산 촬영신이 화제다. 부산 촬영신은 러닝타임 135분의 4분의1에 달한다. 마린시티와 광안대교, 자갈치시장 등 부산의 대표적 명소들이 등장하고 화려한 액션신도 펼쳐진다.

일단 관객들은 2015년 개봉한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하 ‘에번져스2’)과 비교해 만족스럽다는 평가다. ‘어벤져스2’에서는 서울이 첨단과학도시로 등장하지만 캡틴아메리카와 울트론 대결의 배경으로만 활용됐을 뿐 도시의 매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블랙팬서’가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해 부산을 소개했지만 여전히 스크린 투어리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크린 투어리즘은 영화가 흥행한 뒤 촬영지에 관광객이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영화가 관광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 대표 사례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다. 뉴질랜드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촬영된 ‘반지의 제왕’ 덕분에 매년 전체 인구(450만명)의 80%에 달하는 35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스크린 투어리즘의 핵심은 그 나라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다. 꼭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니어도 된다. 3000만달러로 제작된 ‘라라랜드’에 등장한 세상에서 가장 짧은 케이블카인 ‘에인절스 플라이트’는 많은 커플이 인증샷을 찍는 명소로 떠올랐다.


결국 영화에 한국이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 할리우드 영화는 한글 간판이 노출되는 수준에 머무르는 게 현실이다.

할리우드 영화제작사들이 한국에서 촬영하는 이유는 영화관객 2억명 넘는 세계 7위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를 관광 등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하기 위해 우리 정부나 지자체가 한국의 매력을 잘 녹여낼 수 있는 작품을 찾아 지원하고 시나리오 단계부터 참여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베스트 클릭

  1. 1 나훈아 '김정은 돼지' 발언에 악플 900개…전여옥 "틀린 말 있나요?"
  2. 2 남편·친모 눈 바늘로 찌르고 죽인 사이코패스…24년만 얼굴 공개
  3. 3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4. 4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5. 5 계단 오를 때 '헉헉' 체력 줄었나 했더니…"돌연사 원인" 이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