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의 배신?' 날아오른 이마트, 추락하는 편의점株

머니투데이 신아름 기자 | 2018.02.20 16:33

이마트, '온라인몰'로 유통 플랫폼 변화 시도…대형마트에 불리한 '1인 가구' 증가 극복

이마트 주가가 변동성이 커진 조정장세 속에서 상승흐름을 이어가 시장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장보기 패턴 변화로 '대형마트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지만 이 같은 전망이 무색할 정도로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면 같은 이유에서 수혜주로 각광 받던 편의점 업체 주가는 일제히 하락,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해 말 본격 상승흐름을 탄 뒤 올 들어 30% 가까이 올랐다. 지난해 11월 7일 종가 기준 23만3000원이던 주가는 20일 6만2000원(26.4%) 오른 29만5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마트 주가는 지난달 이마트와 신세계가 협력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한다는 소식에 15% 급등했다. 이와 관련, 이마트와 신세계는 지난달 26일 공시를 통해 양 사의 온라인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합병하고 별도 법인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또, 어피너티에퀴티파트너스 비알브이 캐피탈매니지먼트로부터 1조원 이상의 투자자금을 유치하고 자체 자금을 활용해 자동화 물류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진한 오프라인 매장의 돌파구를 온라인에서 찾겠다는 게 이마트의 전략"이라며 "트렌드를 읽는 빠른 판단력과 실행력을 보인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 강화로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의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주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가 '온라인몰'을 통한 유통 플랫폼 변화라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오프라인 대형마트에는 위협으로 여겨졌던 1인 가구 증가와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오히려 자신만의 경쟁력으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주가에 날개를 단 이마트와 달리 편의점 업체들은 좀체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BGF리테일GS리테일은 최근 한달동안에만 주가가 14~15% 빠졌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탓이다. 공급과잉과 최저임금 인상이 이들 업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업계는 업체당 1500~2000개의 신규 점포를 냈다. 성장률로 보면 전년 대비 15% 이상 늘어난 수치다. 연간 수요 증가량은 10% 내외에 불과한 상황에서 그보다 더 큰 폭으로 공급이 늘어났으니 그만큼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담배값 인상 이후 편의점 점포 수가 단기간 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형적인 공급 과잉 현상이 나타났다"며 "당분간 편의점 업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15% 급등한 최저임금 역시 편의점 업체들의 수익성에 직격타를 주는 요인이다. 주 연구원은 "편의점 업체별로 연간 450억원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개별 점포 지원금을 책정해놨는데 이 비용이 올 1분기부터 본격 반영되면서 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며 "이로써 급격히 약화한 투심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재개될 올 하반기까지 편의점 업체들의 주가가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같은 흐름이 추세적이진 않을 전망이다. 간편식 선호, 소매 위주의 소비 패턴 변화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며 이에 따라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대형마트의 경쟁력 상실은 불가피한 결말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최근 글로벌 오프라인 대형마트와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 간 M&A(인수합병)가 활발해지고 있는 건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아마존이 오프라인 대형마트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고, 미국의 대형마트인 월마트가 온라인몰에 진출하면서 주가가 리레이팅(재평가)된 바 있는데 이같은 사례는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박 연구원은 "2017년 이후 세계적으로 식료품, 잡화 카테고리가 온라인 유통시장을 견인하면서 대형마트, 식품, 온라인 시장의 교집합을 이루는 회사들의 주가가 리레이팅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이들 기업간 M&A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차 빼달라는 여성 폭행한 보디빌더…탄원서 75장 내며 "한 번만 기회를"
  2. 2 "390만 가구, 평균 109만원 줍니다"…자녀장려금 신청하세요
  3. 3 "욕하고 때리고, 다른 여자까지…" 프로야구 선수 폭로글 또 터졌다
  4. 4 동창에 2억 뜯은 20대, 피해자 모친 숨져…"최악" 판사도 질타했다
  5. 5 "6000만원 부족해서 못 가" 한소희, 프랑스 미대 준비는 맞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