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거침없는 또래 20대 선수에 '열광'…올림픽 '직관' 열풍

뉴스1 제공  | 2018.02.19 18:15

취업난 잊고 또래 선수들 멋진 경기·감동 스토리에 공감
SNS 보고 '솔깃'…나도 볼까 Why not?

(강릉=뉴스1 특별취재팀) 김다혜 기자,박주평 기자 =
이상화가 18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오벌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이상화는 이날 37초33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2018.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올림픽은 20대가 주역인 드라마다. 첫 썰매종목 메달 획득의 쾌거를 이룬 윤성빈(24)도, 쇼트트랙 1500m에서 무서운 막판 스퍼트를 보여준 최민정(20)도, 빙속여제 이상화(29)도 사회에선 '초년생'으로 불릴 20대 청춘이다.

20대 선수들의 감동 스토리에 같은 취업난에 허덕이고 직장 막내로 하루하루가 힘겨운 20대들이 열광하고 있다. SNS에는 올림픽 경기를 '직관'(직접관람)했다는 후기가 넘쳐난다. 첫 방문의 즐거움을 잊지 못해 다시 직관에 나선 이들도 있다. 만만치 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20대들이 올림픽 '직관'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올림픽의 주역, 20대가 만드는 드라마

직장인 한모씨(28)는 윤성빈 선수의 스켈레톤 경기를 직관하며 전율을 느꼈다. 2014 소치 동계올림픽 때도 썰매 경기를 즐겨봤다는 그는 "우리가 금메달을 딸 줄은 생각도 못 했다"며 "압도적인 승리를 보면서 '못하는 게 아니었구나. 하면 되는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비인기 종목'이란 굴레에 구애받지 않고 묵묵히 훈련해온 선수들의 도전과 성공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길 원하는 청년들에게 희망과 영감을 주기도 한다. 김모씨(27·여)는 "내 또래 선수들이 자신이 가진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고 말했다.

20대가 열광하는 스토리는 '메달'에만 있지 않다. 승패를 떠나 선수들이 보여주는 페어플레이 정신과 자유분방한 자기표현, '쿨'한 모습도 청년들이 매력을 느끼는 포인트다.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맏언니' 김아랑(23)은 여자 1500m 결승에서 4위를 기록해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경기 직후 금메달을 딴 최민정에게 다가가 격려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동메달 서이라(26)는 임효준(22)과 '전략적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지만 "쇼트트랙을 사랑해주시는 마음에서 나온 것 같다"며 의연하게 대처했다.

서이라는 대회 후 팬들에게 '자작 랩'을 선보이겠다고 한 약속과 관련해 "500m와 5000m 계주까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면 영감이 떠오를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2030세대는 거침이 없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데도 거침이 없는 젊은 선수들에 대해 동질감을 느낀다"며 "자신과 비슷한 선수들이 가진 스토리에 끌리는 것이라 볼 수 있다"고 직관 열풍을 해석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전히 승패가 주요하긴 하지만 이제 스포츠는 수단이 아닌 목적, 유희가 됐다"며 "공정하게 경기를 치르는 것, 팬들이 주체적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 SNS 지인 경험담에 '솔깃' 나라고 WHY NOT?

SNS와 지인 등을 통해 접하는 경험담도 20대들을 '직관'의 세계로 이끄는 요소다. 현해리씨(29·여)는 "처음엔 올림픽이 흥행이 될까 싶었는데 재미있고 축제 분위기라는 게 입소문 비슷하게 났다"며 직관을 결심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모씨(28) 역시 "중계 카메라에 찍힌 관중들, 경기를 직관한 친구들이 신나고 행복해 보이더라"며 "나도 그 행복을 느끼고 싶어 충동적으로 티켓을 샀다"고 말했다. 실제 SNS에는 평창과 강릉에서 올림픽 경기를 관람한 후기와 '인증샷'을 수없이 볼 수 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는 현장에 가고 참여욕구를 행동에 옮기는 '참여세대'"라며 "TV로만 보는 게 아니라 직접 열기를 싶고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고양시에 사는 직장인 이모씨(27·여)는 "15만원에 아이스하키 경기 입장권을 구매해 직관했는데 외국에서 열린 경기였다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었을 것"이라며 "KTX 덕분에 당일치기도 가능해 어렵지 않게 관람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대가 직관을 즐기는 현상과 관련해 김석호 교수는 "직관을 하는 데는 돈과 시간이 들어가는데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쉽다"며 "돈을 벌고 재산을 늘리는 것보다 현재의 행복과 삶의 질을 우선하는 가치관이 2030세대에서 중요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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